○ 성(性) 대결-자존심을 걸다
족구팀은 뒤편의 수비수 2명과 전면의 공격수, 공격을 도와주는 ‘띄움수(세터)’ 등 4명으로 구성된다. 이 팀은 공격수 조경희(35), 코치 겸 띄움수 김은순(40), 수비수 서옥경(43) 서은경(37) 씨와 백업 선수인 우송희(31) 씨로 구성됐다.
이날 남성팀과의 대결은 박빙의 승부였다.
조 씨가 공이 바닥에 닿기 전 몸을 날렸다. 안축 뛰어차기다. 상대 수비수는 한 박자 빠른 공격에 공을 놓쳤다. 스코어는 5―5. 이어 서옥경 씨가 주특기인 스핀 서브를 넣었다. 머리가 아니라 발로 수비하던 상대가 공을 뒤로 빠뜨렸다. 여성팀이 7-5로 앞서 나간다. 서브에 성공하면 2득점으로 인정된다.
“남자 망신 다 시키는 것 아냐.”
이 경기를 지켜보던 남성 동호회원들 사이에서 웃음과 함께 야유가 나왔다.
첫 세트는 15-9로 여성팀의 승리였다.
이 경기에서 지면 1인당 여성은 2000원, 남성은 4000원의 뒤풀이 비용을 내야 한다. 남성팀 선수들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2세트는 남성 팀이 공세를 펼친 끝에 15―10으로 이겼다. 세트 스코어 1 대 1의 상황에서 마지막 3세트는 규정을 바꿔 15점이 아닌 21점 경기로 진행됐다.
남성팀 박덕규(42·한승 씨에이치 대표) 씨가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자리를 바꿨다. 그는 네트 건너편 조경희 씨와 부부다. 두 공격수를 앞세운 치열한 ‘부부 싸움’이 시작됐다. 7-7을 분수령으로 남성 팀이 앞선 끝에 21-18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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