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4>敎不嚴, 師之惰

  • 입력 2006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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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不嚴(교불엄), 師之惰(사지타)’라는 말이 있다. ‘敎’는 ‘가르치다’라는 말이다. ‘育(육)’은 ‘기르다’라는 뜻이므로 ‘敎育(교육)’은 ‘가르치고 기르다’라는 말이 된다.

‘嚴’은 ‘엄격하다’라는 말이다. ‘嚴重(엄중)’은 ‘엄격하고 정중하다’라는 말이고, ‘嚴正(엄정)’은 ‘엄격하고 올바르다’라는 뜻이다.

‘師’는 ‘스승, 교육자,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道(도)’는 ‘길, 가야 할 길’이라는 뜻이므로 ‘師道’는 ‘교육자가 가야 할 길’이라는 말이 된다. ‘之’는 ‘∼의’라는 말이다.

‘惰’는 ‘게으르다, 게으름’이라는 말이다. 이상의 내용을 합치면 ‘敎不嚴, 師之惰’는 ‘가르침이 엄격하지 않으면, 이는 스승의 게으름이다’라는 말이 된다.

이 말의 실제적 의미는 ‘엄격하게 가르치지 않는다면, 이는 스승의 임무를 포기한 것이다’가 될 것이다.

가르침은 엄격하고 엄중해야 한다. 가르침이 무너지면 결국 그 사회는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요즈음 선생님들은 학생에게 좀처럼 매를 들지 않는다. 학부모의 항의가 심한 것이 이유 중의 하나이다.

학부모들은 왜 선생님으로 하여금 매를 들지 못하게 하는가? 이는 자기 자식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사랑, 혹은 과도한 사랑 때문이다.

진실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이제는 선생님에게 매를 들게 해야 한다.

선생님이 매를 들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매를 드는 마음은 가르침에 대한 열정에서 나온다. 열정이 없다면 선생님은 매를 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敎不嚴, 師之惰’라고 말한 것이다.

엄중하게 가르치지 않으면 이는 스승의 잘못이라는 질책이다. 자식에게 매를 때리는 것은 동양만의 전통이 아니다.

영어에도 다음과 같은 속담이 있다. ‘Spare the rod, spoil the child(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리게 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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