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골레토’를 재해석하는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장수동 예술감독은 “아시아와 한국을 오페라의 변방이 아닌 중심지로 바꾸겠다”며 출사표를 냈다.
이야기는 16세기 이탈리아 북부의 강변도시 만토바가 아닌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연상케 하는 20세기 말 아시아의 한 항구도시에서 펼쳐진다. 만토바 궁정은 첨단 빌딩에 입주한 다국적 기업의 멤버십 파티장으로 변신한다. 여기에 전쟁난민 출신 리골레토는 궁정광대가 아니라 요리사로 취직해 있다. 딸 질다는 보트피플 출신 자객 스파라푸칠레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원작이 왕정의 절대권력에 희생당하는 비극을 그렸다면, 이 작품은 현대 소시민의 눈으로 본 거대자본의 횡포를 그린 작품이다.
지휘자 김홍식, 안무가 박호빈 등이 참여하는 이번 공연에는 리골레토 역에 바리톤 전기홍 장철 강기우, 질다 역에 소프라노 김수정 김정아 강혜정, 두카 역에 테너 이현 김경여 김정현 등이 출연한다. ‘아시아 오페라’ ‘한류 오페라’를 표방한 이 작품은 11월 중국 상하이, 2007년 2월에는 홍콩국제아트페스티벌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02-741-7389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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