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계부터 캐스팅까지 철저히 뮤지컬 주 관객층인 20, 30대 초반 젊은 여성의 취향에 맞췄다.
산업적으로는 대기업과 충무로 자본의 뮤지컬 시장 본격 진출을 의미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김종욱 찾기’는 그동안 공연에는 투자만 해 왔던 CJ엔터테인먼트가, ‘폴인러브’는 영화 ‘말아톤’ ‘친구’의 제작사인 시네라인투가 각각 뮤지컬 제작에 뛰어들어 내놓은 첫 작품.
○‘소심남’과 ‘터프걸’ vs 터프걸의 첫사랑
‘김종욱 찾기’는 7년 전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하는 오나라와, 실직과 실연을 동시에 당하고 첫사랑을 찾아 주는 회사를 차린 소심한 남자 오만석이 주인공이다(배우 실명이 그대로 주인공 이름으로 쓰인다). 첫사랑의 환상에서 깨어나 현재 자신 곁을 지켜 주는 상대방이 결국 그토록 찾고 기다려 온 운명의 사랑이라는 줄거리. 뮤지컬 동호회를 기획 때부터 참여시켜 이들의 의견을 반영한 제작 시스템을 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만석과 함께 엄기준이 더블 캐스팅됐다. 대학로 예술마당 1관. 4만 원. 02-501-7888
○바람둥이 형 vs 소심한 동생 vs 동생의 약혼녀
‘폴인러브’는 결혼을 일주일 앞둔 동생의 약혼녀와 사랑에 빠진 바람둥이 형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결혼에 대한 청춘남녀의 고민을 무겁지 않게 다뤘다. 어떤 여자도 1분 안에 빠져들게 만들 수 있다는 바람둥이 형(김다현), 번번이 형에게 애인을 빼앗겼던 소심한 동생(이신성)은 결혼식을 일주일 남겨두고 어쩔 수 없이 약혼녀(윤홍주)를 형에게 소개하지만 형은 한눈에 동생의 약혼녀에게 반한다. 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처음으로 느낀 진실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 끝에 마침내 결혼식장에서 ‘해피 엔딩’을 맞는다. 연강홀. 2만∼4만5000원. 02-708-5001
○최강 제작진 간의 ‘한판 승부’
‘김종욱 찾기’나 ‘폴인러브’는 흥행성을 인정받은 20, 30대 초반의 젊은 제작진 때문에 한 번 더 주목하게 되는 작품이다.
‘김종욱 찾기’는 지난해 말 연일 매진을 기록했던 창작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의 연출 및 대본을 맡았던 장유정이 이번에는 대본과 작사를 맡았다. 당시 음악을 맡았던 김혜성이 다시 장유정과 콤비를 이뤘다.
‘폴인러브’는 지난해 데뷔작 ‘뮤직 인 마이 하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기대주로 떠오른 성재준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두 번째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음악은 ‘아이 러브 유’ 등에서 맛깔나는 대사로 유명해진 이지혜가 맡았다. 이지혜는 요절한 천재 뮤지컬 음악가 조너선 라슨을 기려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에게 주는 ‘조너선 라슨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