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청 지역의 풍물가락을 앉아서 연주한 이 공연은 전통풍물이라면 상모돌리기 등 시각적인 것에만 관심을 갖고 가락 자체는 주목하지 않았던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것이었다.
대성공을 거둔 공연 이후 사람들은 우리의 전통 리듬이 굉장한 것임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랑스러운 것임을 깨닫게 됐다. ‘사물놀이’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 첫 무대부터 시작해 1982년 이후 각종 해외공연으로 세계 타악계를 놀라게 한 ‘사물놀이’의 주역이 바로 고 김용배(사진)다.
상쇠를 맡았던 그는 꽹과리를 두드렸고 김덕수(난장컬처스 대표)는 장구를, 이광수(민속음악원장)와 최종실(중앙대 교수)은 각각 북과 징을 맡아 “바람, 번개, 구름, 비로 대비되고 구분되면서 서로 어울렸고, 경쟁하며 하나가 됐으며, 싸워가며 한길을 찾아냈다.”(연극평론가 구히서)
이런저런 갈등 끝에 1984년 그룹을 떠난 김용배는 좌절 속에 33세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골수를 파고드는 웅변으로 신의 소리를 듣게 해 줬다”는 평을 들었던 불우한 천재 김용배. 그가 사후 20년 만에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서울예술단의 추모 공연 ‘김용배입니다’. 작품으로나마 그의 이름이 오래 남기를 바라는 뜻에서 붙인 제목이다. 중견 연출가 한태숙이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무대에서 그의 일대기를 그린다. 20일 6시, 21일 3시 6시,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2만∼5만 원. 02-523-0986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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