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봉되는 ‘생, 날선생’(사진)은 11일 개봉된 영화 ‘공필두’와 1, 2위를 다툴 만한 영화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좀처럼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말이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건 순 제작비 35억 원의 흔적을 이 영화에선 찾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이 영화 속 이야기에는 ‘계기’라는 것이 증발되고 없다. 주호와 소주가 처음 마주치게 되는 계기는 억지스럽고, 소주가 사람 만들어 보려고 주호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는 생략됐으며, 주호와 소주가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는 계기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영화는 줄기가 되는 이야기를 상실한 채 구심력을 잃고 장면마다 웃겨보려 노력하지만, 박건형의 화려한 패션감각과 김효진의 매끈한 보디라인을 제외하면 딱히 집중할 만한 어떤 구심점을 찾기 힘들다. 15세 이상.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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