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최근 첫 소설집 ‘빈병 교향곡’(민음사)을 냈다. 그는 서울대 음대 교수, KBS 교향악단 총감독 등을 역임한 한국 음악계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러나 음악인이 아니라 ‘소설가 이강숙’으로 알려지고 싶어 한다. 2001년 월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고, 이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에서 물러난 뒤 소설 쓰기에만 몰두해 왔다.
“오후 7시쯤 잠들어서 오전 3시에 깹니다. 그때부터 3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소설을 써요. 운동하고 와서 아침 먹고 오전에 4시간 정도 또 쓰고, 오후에는 써놓은 걸 손보고. 하루 10시간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요.”
시력이 나빠지는 데 대해서도 “몸만 살면 뭐하겠느냐”며 불편함을 끌어안고 가겠다고 했다. “안 쓰면 못 견딜 것 같아서”다.
표제작 ‘빈병 교향곡’은 음악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빈 병으로 자기만의 음을 내면서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연주한다는 내용. 일흔에 돌아보니, 저마다의 개성과 주관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더라는 깨달음이 은유적으로 표현된 작품이다. 이렇듯 음악을 소재로 삼고 인생에 대한 성찰을 담은 단편 아홉 편이 한 권의 소설집으로 묶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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