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야옹~예술이 뭔지 보여줄게…‘미술관 스타 고양이’

  • 입력 2006년 5월 20일 03시 01분


어때? ‘고양이를 안고 있는 숙녀’ 다빈치의 원작 명화(위) ‘모나리자’에 고양이 화가 펠리시마가 고양이를 그려 넣어 ‘고양이를 안고 있는 숙녀’란 작품을 만들었다. 고양이 화가의 미술관 순례를 통해 자연스레 어린이들을 명화의 세계로 이끈다. 그림 제공 이상의날개
어때? ‘고양이를 안고 있는 숙녀’ 다빈치의 원작 명화(위) ‘모나리자’에 고양이 화가 펠리시마가 고양이를 그려 넣어 ‘고양이를 안고 있는 숙녀’란 작품을 만들었다. 고양이 화가의 미술관 순례를 통해 자연스레 어린이들을 명화의 세계로 이끈다. 그림 제공 이상의날개
◇ 미술관 스타 고양이/메러디스 후퍼 지음·빌 윌리 그림·김경연 옮김/36쪽·8000원·이상의날개(5∼8세)

어둔 밤, 시내 곳곳의 고양이들이 모여 아무도 없는 미술관으로 야간 견학을 간다. 어라, 뭐가 잘못된 것 같은데? 개, 말, 새, 사자와 호랑이, 심지어 원숭이도 명화 속에 나오는데 고양이가 들어간 그림은 없는 거다. 고양이들은 언짢아진다. “이건, 불공평해.”

화가 고양이 펠리시마는 파리 마드리드 런던 뉴욕의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그곳에 전시된 명화들에 고양이를 그려 넣기 시작한다.

고흐의 빈 의자 위에는 어느새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고(고흐·고흐의 의자), 열대림을 거닐던 호랑이는 어느새 고양이로 모습이 바뀌어 있다(루소·열대림 속의 태풍).

뉴욕 미술관에 걸려 있는 브뢰겔의 ‘추수하는 사람들’에 고양이 두 마리를 그려 넣으며 펠리시마는 중얼거린다. “바보! 추수철에 고양이들이 얼마나 돌아다니는데!”

스타가 된 펠리시마는 각국 미술관을 순회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다. 마침내 펠리시마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불후의 걸작을 남긴다. 고양이를 품에 안은 여인이 신비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고양이를 안고 있는 숙녀’(다빈치·모나리자).

이처럼 유명한 원작 그림과 고양이를 그려 넣은 펠리시마의 그림을 비교하며 웃다 보면 어느새 원작 명화가 친숙하게 느껴진다. 원작 그림뿐 아니라 파스텔, 크레용, 유화, 포토샵 등 다양한 느낌을 자아내는 일러스트도 깔끔하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펠리시마처럼 명화 속에 넣거나 빼고 싶은 장면을 이야기 해보는 것도 아이의 상상력을 북돋아 줄 수 있는 방법.

마지막에 펠리시마는 남이 그린 명화 속에 고양이를 그려 넣는 일을 그만두고, 자기 자신만의 고양이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한다. 예술이란 결국, 남의 그림을 흉내 내거나 다른 사람의 그림 속에서 자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일깨워 준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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