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甬道(용도)’는 ‘맨땅에 돌을 깔아서 약간 솟아오르게 만든 길’을 말한다. ‘踊’은 ‘足(다리 족)’과 ‘甬’이 합쳐진 글자이다.
그러므로 ‘踊’은 ‘다리가 솟아오르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踊’은 ‘뛰다, 도약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踊’은 ‘춤추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데 이는 춤을 추는 동작이 다리를 많이 들어올리기 때문이다.
춤을 한자로는 ‘舞踊(무용)’이라는 단어로 표시한다. ‘舞’는 ‘춤추다’라는 뜻이므로 ‘舞踊’의 원래의 뜻은 ‘다리를 올리며 춤을 추다’라는 뜻이 된다.
‘誦’은 ‘言(말씀·언)’과 ‘甬’이 합쳐진 글자이다. 따라서 ‘誦’은 ‘말소리가 솟아오르는 것, 즉 ‘입으로 소리를 내는 행위’를 뜻하게 된다. ‘誦’의 의미가 ‘암송하다, 말하다, 의논하다, 풍악에 맞추어 노래하다, 칭송하다’인 이유가 이것이다.
‘용’은 ‘(충,훼)(벌레 충)’과 ‘甬’이 합쳐진 글자이다. 따라서 ‘용’은 ‘솟아오르는 벌레’를 나타낸다. ‘용’은 ‘번데기’라는 뜻인데, 이는 번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자로 번데기를 나타내고자 하는 경우에는 ‘蠶용(잠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蠶’은 ‘누에, 누에를 치다’라는 뜻이다. ‘蠶’자는 두 개의 ‘无(없을 무)’자와 ‘日(해 일)’, 그리고 두 개의 ‘(충,훼)’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개의 ‘无’는 ‘하나도 없다’를 나타내고, 두 개의 ‘(충,훼)’자는 ‘수많은 누에’를 나타낸다.
그런데 ‘蠶’의 모양을 보면 수많은 누에가 모두 ‘日’, 즉 햇빛의 아래에 놓여 있고, 햇빛 위에는 누에가 하나도 없다.
실제로 누에는 햇빛을 싫어한다. 따라서 요즈음에도 누에를 치는 방은 어둡게 만든다. ‘蠶용’은 ‘누에를 쳐서 만든 번데기’라는 뜻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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