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터뷰 중이죠? 말조심해야겠네”라며 또 자중. 그러나 잠시 후 “드라마에서 욕해 봤는데 재미있던데요.”
묻는 말마다 거침없다 싶을 만큼 솔직한 답을 내놓는 스타. 탤런트 김희선(30)이다. 1년 2개월 만의 TV 복귀작인 SBS 수목 드라마 ‘스마일 어게인’(밤 9시 55분)에서 그녀는 고교 야구 선수 출신의 소프트볼 투수 ‘오단희’ 역을 맡았다. 남자들 틈에서 “푸하하” 웃는 ‘동성’ 같은 오단희와 “이미지 관리해야지”라며 가다듬지만 3초 만에 솔직해지는 김희선. 과연 ‘오단희’와 ‘김희선’의 차이는 무엇일까?
○ “차서는 안 될 부분까지” vs “36시간 잠만”
―첫 회에서 야구부 남학생들하고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도 잘 싸워요?
“남자들하고는 처음 싸워 봤어요. 호호. 무엇보다 개그맨 윤택 씨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윤택 씨를 이단 옆차기로 때리는 장면에서 계속 NG가 났어요. 원래 가슴을 때리는 건데 다리가 안 올라가서 나중엔 차서는 안 될 부분을 5대나 찼죠.”
―소프트볼 투수 역이라 운동을 많이 해야겠네요.
“처음에 ‘소프트볼’ 소리 듣고 ‘그게 뭐야?’라고 되물어 볼 정도로 운동은 전혀 몰라요. 남들은 운동으로 몸매 관리한다는데 전 그냥 안 먹고 자는 스타일이에요. 지난번에는 36시간 자고 일어나니 팔에 링거 바늘이 꽂혀 있더라고요.”
호기심으로 선수들의 ‘원산폭격’ 얼차려를 따라 했다는 그녀. 소프트볼 투수 역을 맡기 위해 국내 여성 투수 1호이자 여성 야구단 ‘비밀리에’의 감독인 안향미(25) 씨에게 한 달간 야구를 배웠고 여성 소프트볼 선수들과는 찜질방에서 회식도 했단다.
○ “불의를 보고 못 참아요” vs “지고는 못 살아요”
―오단희는 낮엔 영업사원, 밤엔 소프트볼 투수로 활동하는 적극적인 인물인데 김희선 씨도 그런가요?
“단희는 순수한 여자예요. 그 순수함 때문에 솔직하고 터프한 거죠. 저는 불의를 보면 ‘많이’ 참는 편인데 그것만 빼고는 비슷한 성격이에요. 저도 지고는 못 살거든요.”
―기존 드라마에서는 예뻐 보이려고 했는데 이번엔 안 그런 듯해요.
“화장도 거의 안 하고 더우면 그냥 세수하고…거의 단희 인생을 대신 사는 것 같아요. 형제가 없어서 혼자놀기의 ‘달인’이었던 저도 요즘엔 남들하고 잘 어울려요.”
○ “생활력 강해서” vs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17일 첫 방송부터 드라마는 찬사와 비난을 한꺼번에 받았다. 첫 회 시청률이 13.4%(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해 순조로운 출발이었지만 고교 선배인 명성(천명훈)이 단희에게 강제로 키스하는 장면, 가정폭력에 시달려 온 유강(윤세아)이 아버지를 맥주병으로 내리치는 장면 등에 “자극적”이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토마토’, ‘요조숙녀’ 등 김희선이 출연했던 트렌디 드라마의 반복이다”, “지난해 흥행에 실패한 MBC 드라마 ‘슬픈연가’를 잊으려는 ‘오버액션’이다” 같은 시청자 평이 있다고 전하자 그녀는 오단희처럼 “아휴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대범하게 받아쳤다.
―단희는 재명(이진욱)과 자신을 이용하려는 듯하면서도 마음을 주는 하진(이동건)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루는데 김희선 씨라면 어떤 선택을….
“아휴, 남자보다 지금은 애 돌보는 법이나 남편 옷 다리는 법 배우는 게 급해요. 중학생 때부터 연예 활동을 시작해서 여태껏 매니저, 코디네이터가 다 챙겨 주니 어느 날 저 혼자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하지만 (송)윤아 언니나 (엄)정화 언니부터 결혼시키는 게 목표랍니다. (볼멘소리로) 이럴 때 보면 내가 단희 같단 말야….”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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