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와 외국기업에서 20년 가까이 커리어 우먼으로 능력을 발휘하던 저자는 1997년 봄, 덜컥 시골행을 결정했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마흔이 되면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짓겠노라 노래를 부르던 터였고 저자 역시 서울에서 더 붙잡을 것이 없어 그러마라고 해 결정된 일이었다.
이듬해 봄 400평의 밭에 들깨와 두릅을 심는 것으로 시골 생활이 시작됐다. 저자가 농사를 지으며 운영해 온 인터넷 사이트 ‘앙성닷컴’에 쓴 글을 책으로 엮었다.
‘농사는 남편이 짓고 나는 책이나 실컷 읽고 심심하면 텃밭이나 매야지’ 하는 생각으로 내려간 저자는 들일을 시작한 지 며칠도 안 지나 농사는 함께 짓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들에 엎드려 일하면서부터 풀 꽃 하늘 구름과 작은 생명이 사방에서 말을 걸기 시작하고 그 존재들과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경이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수려한 문장에 실렸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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