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 마이크 앞에 선 남자 6명이 흑인 솔 가수 레이 찰스의 ‘아이 캔트 스톱 러빙 유’를 열창하고 있었다. 레이 찰스가 울고 갈 실력은 아니지만 가수들은 마냥 즐거운 듯 시시덕거렸다. 그러나 노래가 가스펠 ‘히 노스 마이 네임’으로 바뀌자 언제 떠들었느냐는 듯 가수들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엄숙해졌다.
이날은 6인조 남성 중창단 ‘컴패션 프렌즈’가 탄생한 날. 멤버 6명 사이엔 “제가 리더예요”라고 자랑하는 탤런트 차인표(39) 씨도 있었다.
“11년 전 음반을 발표하고는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거예요. 그때 주변에서 하도 놀려대서 노래는 안 부르려고 했는데 전 세계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뭘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다시 이렇게 노래를….”
컴패션 프렌즈는 국제 어린이 구호기구인 ‘컴패션(compassion)’을 돕기 위해 노래한다. 컴패션은 25개국 극빈 아동들을 1 대 1 결연으로 후원하는 자선 단체다. 한국은 41년간 이 단체의 수혜국이었다가 2003년 후원국으로 탈바꿈했다.
차인표, 신애라 씨 부부는 현재 컴패션을 통해 필리핀, 인도 등에 사는 아이 10명에게 한 달에 3만5000원씩 후원하고 있다. 특히 신 씨는 3월 이 단체에 1억 원을 기부해 우간다의 3세 이하 어린이 400명을 후원했다.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아내를 대신해서 인도에 다녀왔어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움막 같은 집에서 사는 아이들을 보니 매달 후원금 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도와주고 싶더군요. 마침 함께 다녀온 후원자들과 뜻을 모아 중창단을 만들었어요.”
차 씨의 지휘 아래 모인 멤버 6명은 방송프로덕션 PD, 화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음악 PD 등이다.
이들은 6월 1∼8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 컴패션 후원자 모집을 위한 파티에 참여해 1, 7일 두 차례 공연할 예정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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