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두둑 툭툭―. 수업 시간 도중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우산을 들고 교실 밖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엄마들. 비 오는 날에 흔히 볼 수 있는 학교 풍경이다.
대부분의 아이에겐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엄마의 모습은 특별한 추억거리조차 못 되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이런 날은 슬픔으로 또렷이 마음에 남는다. “그 많은 엄마들 중에 우리 엄마는…없습니다.”
엄마들이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쓰다듬고, 안아주고, 가방을 들어 주는 모습을 곁눈질로 바라보는 아이들. 이 그림책은 그런 아이들의 비에 젖은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경어체로 쓰인 부드러운 문체와 깔끔한 그림이 돋보인다.
선생님은 데리러 올 사람도, 우산도 없이 먹구름만 쳐다보고 있는 아이들을 숙직실로 부른다. “얘들아, 라면 먹고 갈래?” 선생님이 끓여 주신 라면을 먹고 우쭐해진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넌지시 일러준다. “얘들아, 그거 아니? 보이진 않지만, 저기 저 검은 먹구름 뒤에는 항상 파란 하늘이 있단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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