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를 읽다…현성스님 수기 펴내

  • 입력 2006년 6월 3일 03시 00분


‘아침을 먹고 나면 바삐 화장실에 다녀와서 바로 앉아야 했고, 차를 마신다든가 개인적인 휴식을 할 시간도 거의 없었다…잠깐 마음을 놓고 조는 사이 어김없이 장군죽비가 날아왔다. 죽비를 한 대 맞자 오기가 났다. 반쯤 감긴 두 눈을 얼음물로 세수해 뜨게 만들었다. 녹초가 된 몸에 차가운 얼음이 닿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어느 고교 3년생의 일기가 아니다. 제1회 민족사 출판원고 공모에서 당선된 현성(40·사진) 스님의 산문집 ‘동안거(冬安居)’의 한 대목이다.

현성 스님은 2002년 음력 10월 15일부터 이듬해 음력 1월 15일까지 동안거 기간에 전남 장성군 백양사의 운문암에서 지내면서 관찰한 스님들의 수행과 일상생활을 이 책에 담았다.

11년 전 출가해 두 번째 안거를 소재로 글을 쓴 현성 스님은 “수행 중 글을 쓸 수가 없어 제목만 써 두었다가 안거가 끝난 뒤 기억을 더듬어 가며 글을 썼다”고 말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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