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전통국악, 우리도 주목받고 싶다

  • 입력 2006년 6월 7일 03시 00분


‘정가악회(正歌樂會), 신문에 나다.’

전통음악 관련 기사가 언론에서 얼마나 ‘찬밥’ 대우를 받았으면 공연 제목을 이렇게 달았을까? 공연 제목을 본 순간, 기자로서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다.

이러한 제목의 공연은 8∼1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되는 젊은 국악실내악단 정가악회의 음악극. 독일의 극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연극 ‘콘트라베이스’를 원작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전통음악이 차지하는 지위와 인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음악극 형식의 국악 공연이다.

모노드라마 ‘콘트라베이스’는 오케스트라에서 기본이 되지만 다른 독주악기처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콘트라베이스 주자의 독백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정가악회는 줄풍류 공연을 하면서 연극 속 콘트라베이스 주자의 독백을 전통음악 연주자들의 먹고살기 힘들고, 인정받지 못하는 삶으로 잔잔하게 그려 나갈 예정이다.

연극 ‘콘트라베이스’에서 연주자는 “내일 있을 공연에서 내가 사랑하는 성악가의 이름을 크게 외치면 내가 신문에 날지도 모른다”며 무료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정가악회 리더 천재현(거문고) 씨는 국악 퓨전음악에 밀려 점차 주목받지 못하는 전통실내악 주자로서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패러디한다.

“만일 각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가 5분짜리 퓨전 국악곡을 연주하기로 했는데, 1시간짜리 전통음악인 ‘영산회상’을 연주해서 정상들이 만찬을 못하게 된다면 우리도 신문에 나겠죠?”

8, 9일 오후 8시, 10일 오후 3시 7시. 1만, 2만 원. 02-3673-2001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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