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꽃동네서 모친 10주기 미사

  • 입력 2006년 6월 7일 03시 00분


정진석 추기경이 6일 어머니 이복순 여사의 10주기를 맞아 묘소가 있는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추모 미사를 집전한 뒤 묘에 헌화하고 있다. 음성=장기우 기자
정진석 추기경이 6일 어머니 이복순 여사의 10주기를 맞아 묘소가 있는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추모 미사를 집전한 뒤 묘에 헌화하고 있다. 음성=장기우 기자
“젖동냥을 온 가난한 이웃의 갓난아이에게 한쪽 젖을 물려주실 정도로 평생 베풂의 삶을 사신 어머니의 은혜 덕에 추기경이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어머니의 기적’입니다.”

정진석 추기경이 6일 오전 어머니(이복순 여사·1996년 작고) 기일을 맞아 사회복지시설인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를 찾아 10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추기경 서임 이후 이날 처음 모친의 묘소를 찾은 정 추기경은 “사제의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가는 데 어머니의 헌신과 은혜가 큰 버팀목이 됐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유언에 따라 시신을 꽃동네에 안장하기로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 반대가 있었다”며 “그러나 어머니가 사후에도 모든 꽃동네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서 영원의 안식을 취할 수 있게 돼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외받고 버림받은 이웃들의 보금자리이자 축복의 땅인 꽃동네의 기적을 교황청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는 강론에서 “정 추기경님의 어머니께서는 돌아가시기 1년 전 ‘살아서만 좋은 일을 하는 줄 알았는데 죽어서도 좋은 일을 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씀하시며 안구 기증 의사를 밝히셨다”고 회고했다.

정 추기경은 미사 뒤 사제단과 함께 성모 마리아 상 앞에 있는 어머니 묘를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음성=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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