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도 식후경…축구광 아빠가 만드는 야식

  • 입력 2006년 6월 9일 03시 04분


이지민 씨가 아들 신후 군과 함께 요리를 만들고 있다. 이 씨는 월드컵 경기 시작 20분 전 만든 스피드 요리로 월드컵을 보는 즐거움을 배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성주 사외 기자
이지민 씨가 아들 신후 군과 함께 요리를 만들고 있다. 이 씨는 월드컵 경기 시작 20분 전 만든 스피드 요리로 월드컵을 보는 즐거움을 배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성주 사외 기자
묵밥
조랭이 어묵볼 떡볶이
조랭이 어묵볼 떡볶이
크로크 므시외
크로크 므시외
○“칼로리 퇴장” CJ푸드 이지민 씨의 제안

이제 준비는 끝났다. 월드컵 응원을 위한 붉은악마 티셔츠, 두건, 머리띠, 응원도구에다 열띤 응원으로 출출해진 속을 달래줄 야식 메뉴까지.

CJ푸드시스템 조리연구센터장인 이지민(36) 씨는 요리도 전문가지만, 축구에 있어서도 전문가 수준이라고 자평한다. 그도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 마니아가 됐다.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매주 축구를 하는데 당시 3세였던 아들 신후(7) 군이 자라 아빠와 호흡을 맞춘다. 월드컵을 앞두고 늦은 밤에 열린 평가전 시청도 이들 부자의 큰 즐거움이었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아빠가 경기 20분 전에 뚝딱 만들어내는 ‘월드컵용 야식’이다.

“밤늦게 하는 평가전이 많았잖아요? 배는 고픈데, 아내한테 뭐 만들어달라고 하기엔 미안하고, 밤늦게 배달되는 음식은 너무 뻔하고, 거창하게 만들어 먹자니 부담스럽고, 그래서 시중에서 파는 제품을 이용해 정말 딱 20분 만에 완성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했죠.”

한국의 첫 경기, 13일 오후 10시. 이 씨가 추천하는 메뉴는 ‘골뱅이 야채 비빔면 무침’과 ‘조랭이 어묵볼 떡볶이’, 그리고 시원한 맥주와 잘 어울리는 ‘파인애플 바비큐 소스 윙’.

출출할 시간이지만 경기가 끝나면 바로 잘 시간이기 때문에 칼로리가 너무 높은 음식은 금물. 기름을 많이 쓰는 조리법은 피하고, 집에 남아있는 야채를 넉넉히 사용하면 좋다.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파인애플 바비큐 소스 윙’은 파인애플이 단백질 분해 효소를 갖고 있어 닭고기의 소화를 돕는다고 한다.

○공복에는 애호박 핫케이크-묵밥 추천

두 번째와 세 번째 경기는 모두 오전 4시. 샐러리맨이기 때문에 전날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 경기를 보고 나서 바로 출근할 계획을 세운다. 이때는 공복상태이기 때문에 술은 물론 너무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 씨는 애호박 핫케이크나 깨소스 두부 냉채, 묵밥 등을 권한다. 전날 재료 밑손질도 10분, 다음 날 만드는 시간도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간편 메뉴다.

프랑스 요리학교를 졸업한 그는 특히, 프랑스와의 경기 때만큼은 남다른 추억이 담긴 메뉴를 계획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제일 간편하게 즐기는 토스트가 바로 ‘크로크 므시외’인데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유학시절에 자주 만들어 먹었죠. 만드는 법은 정말 간단해요. 집에 있는 식빵 한 조각에 햄, 양파 등 편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얹고 피자치즈를 덮어 오븐에 구우면 되죠. 새벽에 열리는 프랑스전을 보면서 커피 한잔과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리겠죠?”

박성주 사외기자 yamu72@lycos.co.kr

▼경기 20분 전 뚝딱 간편메뉴▼

○파인애플 바비큐 소스 윙

재료: 닭 날개(윙) 20개, 파인애플 1/2개, 양파 1/2개, 우유 1/2컵, 소금·후추 약간씩, 시판 바비큐 소스 1컵

만들기: ① 닭 날개는 중간에 칼집을 넣어 강판에 간 양파 즙과 우유를 혼합해 닭 날개가 잠길 정도로 부어 10분 정도 재운다 ②닭의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 후추로 밑간해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노릇하게 굽는다 ③파인애플은 1/2컵 분량이 되도록 강판에 갈고, 나머지는 적당한 두께로 자른다 ④팬에 파인애플 간 것과 시판 바비큐 소스를 넣고 끓인다. 적당한 농도가 되면 구워낸 닭 날개를 넣고 버무려 먹거나 소스처럼 찍어먹는다. 이때 남은 파인애플도 함께 곁들인다.

○애호박 핫 케이크

재료: 시판 핫 케이크 가루 125g, 계란 1/2개, 우유 70cc, 애호박 1/2개, 피자치즈 50g

만들기: ①계란을 풀어 우유와 섞고, 여기에 핫 케이크 가루와 곱게 채친 애호박을 넣어 반죽을 만든다 ②기름을 묻힌 키친타월로 팬을 가볍게 닦아준 후 한 국자씩 반죽을 넣고 굽는다. 윗면에 전체적으로 뽀글뽀글한 거품이 생겨나면 뒤집어 굽는다 ③뜨거운 핫 케이크 위에 피자치즈를 뿌려 그 열에 녹게 하여 먹는다. 메이플 시럽을 곁들여도 좋다.

○묵밥

재료: 밥 2공기, 시판 물냉면 육수 4인분, 도토리묵 1모, 익은 김치 1쪽, 시판 김 2장, 참기름 약간

만들기: ①시판 물냉면 육수는 냉장고에 차게 둔다. 도토리묵은 굵직하게 채 썰고, 김은 구워 잘게 부순다 ② 김치는 속을 털고 송송 잘게 썰어 참기름을 약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③도토리묵 채를 담고 그 위에 김치와 김 가루를 뿌린 후 물냉면 육수를 붓는다. 여기에 밥을 조금씩 말아 먹는다.


○골뱅이 야채 비빔면 무침

재료: 시판 비빔면 3봉지, 골뱅이 통조림 1/2통 분량, 오이 1/3개, 양파 1/4개, 소스(비빔면 소스 3봉지, 고춧가루 1/2큰술, 식초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소금 1/3 작은술)

만들기: ①골뱅이는 3∼4등분해서 썰고, 오이와 양파는 곱게 채친다 ②물을 끓여 비빔면 국수를 3분간 삶아 건져 찬물에 비벼 쫄깃하게 준비한다. 비빔면을 삶았던 국물에 골뱅이도 살짝 데친다 ③소스에 골뱅이와 야채를 가볍게 무친 후 국수를 넣고 다시 골고루 버무린다.

○조랭이 어묵볼 떡볶이

재료: 조랭이떡 300g, 어묵볼 200g, 파 1/2대, 양념(고추장 2큰술, 간장 2작은술, 설탕 2작은술, 토마토케첩 3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들기: ①양배추는 조랭이떡 크기로 썰고 파는 어슷 썬다 ②조랭이떡과 어묵볼을 팬에 넣고, 재료가 살짝 잠길 정도만 물을 붓는다. 여기에 마늘을 제외한 양념을 넣고 조랭이떡이 말랑하게 익을 때까지 끓인다 ③국물이 약간 걸쭉해지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다진 마늘과 어슷 썬 파를 넣고 골고루 뒤섞은 후 불을 끈다. 양배추, 호박, 당근 등 집에 남은 야채를 함께 넣고 볶아도 좋다.


○깨 소스 두부 냉채

재료: 부드러운 두부 1모, 신선한 야채 100g, 소스(볶은 참깨 6큰술, 땅콩버터 2큰술, 두유 1컵, 레몬즙 3큰술, 설탕 2큰술, 소금 적당량)

만들기: ①두부는 한입 크기로 깍둑썰기 한다. 야채는 씻어 적당한 크기로 뜯어둔다 ②믹서에 볶은 참깨와 땅콩버터를 넣고 두유를 조금씩 넣어가며 곱게 간 후 나머지 재료도 넣고 한 번 더 갈아 소스를 만든다 ③접시에 야채를 깔고 그 위에 두부를 얹은 후 깨소스를 넉넉히 뿌린다.

○크로크 므시외

재료: 식빵 4쪽, 양파 1/2개, 슬라이스 햄 4장, 피자치즈 50g

만들기: ①양파는 채쳐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물기 없이 볶는다 ②식빵 위에 햄을 한 장씩 얹고 그 위에 볶은 양파를 얹은 후 피자치즈를 올리고 오븐이나 토스터에서 3, 4분간 위의 치즈가 노릇해질 때까지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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