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 교수의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은 80 대 20 대화의 법칙을 제시한다. 아이 입장이 되어 나누는 ‘이해하는 대화’와 아이를 교육시키는 입장에서 하는 ‘가치를 전하는 대화’의 비율을 80 대 20으로 하는 게 좋다는 것. 아이가 공부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아이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공부해야 할 과목이 너무 많아 정말 힘들겠다.” 그리고 좀 더 나은 공부 방법을 제시해 줘야 한다. “공부는 계획을 세워서 해야 효과적이다.”
미국의 의사이자 5남매의 엄마이기도 한 엘리사 메더스는 ‘자신감 있는 아이는 엄마의 대화 습관이 만든다’에서 아이의 자기 존중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입버릇을 고치라고 말한다. “너 때문에 내가 미쳐!”, “빨리빨리 서둘지 못해!”,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하니?” 이런 말은 부모 입장에서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아이의 자기 존중감을 심각하게 손상시킴으로써 아이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은 구체적인 대화 요령을 알려 준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어떤 문제에 대해 부모의 주관적인 생각만 길게 늘어놓기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말하고, ‘나’ 중심의 문장을 사용함으로써 부모의 가치 기준이 무엇인지, 부모의 생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전달하라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폴 W 스웨츠의 ‘10대 자녀와 대화하는 방법’에는 10대 자녀가 부모에게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 5가지가 나와 있다. “네가 자랑스럽구나!”, “무슨 일이든 다 갖고 와도 좋아. 언제든지 잘 들어 줄게”, “널 알고, 이해하고 싶구나!”, “나는 널 믿는다”, “널 사랑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이런 말이야말로 자녀의 자존감을 강화시키고 세대 차이에 따른 편견을 극복하게 하며 부모에 대한 신뢰감의 바탕이 될 수 있다.
대화가 깊어지면 이해가 깊어지고, 이해가 깊어지면 대화도 깊어지는 법. 청소년기 자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는 카트린 랑에의 ‘부모 없이 살아야 하는 101가지 이유’가 있다. 악조건에서 공부를 잘한 불우 청소년 이야기를 한다, 남자 친구를 소개하면 흠만 잡으려 든다, 진실을 받아들일 용기도 없으면서 우리를 시시콜콜 알고 싶어 한다 등등 101가지 이유를 읽다 보면, 부모는 ‘나도 청소년기에 그랬었지’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될 것이다.
표정훈 출판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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