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걸으며 삶을 즐기던 거북이 있었다. “안녕, 햇님!” “안녕, 푸른 나무!”
어느 날 날쌘 토끼가 말했다. “거북아, 왜 빨리 가려고 애쓰지 않니? 달리기가 얼마나 즐거운지 알아?” 이제 거북은 세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거북이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딱따구리가 만들어 준 바퀴 달린 나무판을 타고 거북은 소원대로 토끼보다도 빠르게 달렸다.
모두를 앞지르며 쌩쌩 지나다 보니 더는 해님에게 인사할 여유도, 하늘을 쳐다볼 시간도 없었다. “어떻게 멈춰야 하는 거지?” 어쩔 줄 모르던 거북은 언덕을 만나서 겨우겨우 멈출 수 있었다. 거북은 다시 느릿느릿 걸을 수 있어 기뻤다….(‘행복한 거북’)
삶의 철학을 쉬운 그림과 이야기로 전달해 주는 그림 동화 시리즈인 ‘생각하는 크레파스’가 30권으로 완간됐다. 낱권 구입도 가능하다.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의 그림책이 다수인 그림책 시장에서 보기 드문 이란의 그림 동화다.
페르시아 문화의 예술적 상상력과 풍부한 감성 등을 엿볼 수 있다. 마치 아이가 그린 듯한 느낌을 주는 천진난만한 그림부터, 정감이 느껴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의 그림도 눈길을 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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