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독일과 코스타리카의 월드컵 개막전이 시작되자 독일인들의 눈과 귀는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거실에서, 바와 펍(대중 술집)에서도 환호와 열광이 이어졌다.
독일 언론은 개막전 시청률이 75%를 상회했다고 전했다. TV 4대 중 3대가 월드컵에 점령된 셈이다. 그렇다면 몇 개 채널에서 개막전을 중계했을까. 답은 독일 제2 공영방송인 ‘ZDF’ 단 한 곳이었다.
독일 TV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과 같은 국가적인 행사의 경우에도 지상파 방송 중 단 한 곳만 중계하도록 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보장한다.
이번 월드컵은 ZDF와 제1 공영방송인 ARD, 민영방송인 RTL 등 세 채널이 번갈아 경기를 중계한다.
단지 어느 하루에 열리는 전 경기 실황은 한 채널이 모두 맡도록 함으로써 시청자들의 혼동을 막고 있다. 개막일인 9일은 ZDF, 10일은 ARD, 11일은 RTL이 전 경기를 중계했다.
▽프랑스와 영국=프랑스의 지상파 TV도 한 경기를 동시에 중계하지 않는다.
가령 13일 오후 6시 스위스를 상대로 치르는 프랑스의 첫 경기는 지상파 가운데서는 TF1에서만 중계한다. 그 대신 지상파인 M6는 같은 날 오후 3시에 있는 한국-토고전과 오후 9시 브라질-크로아티아전을 중계한다.
TV의 월드컵 전체 중계 일정을 보면 지상파 가운데선 TF1과 M6만 월드컵 경기를 중계한다.
프랑스2, 프랑스3 같은 채널에선 월드컵 얘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평소 프로그램 위주다. TF1과 M6도 실황 중계에만 치중할 뿐 이를 재탕 삼탕해 방송하지는 않는다. 하이라이트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 하루 한 차례 정도 있을 뿐 경기 전체를 재방송하는 일은 드물다.
영국도 방송사들이 같은 경기를 동시에 중계하지 않는 것은 비슷하다.
BBC1은 10일 오후 2시(현지 시간) 잉글랜드의 첫 경기인 대 파라과이전을 중계했다. 같은 시간 ITV는 정규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그 대신 오후 5시 같은 조인 트리니다드토바고-스웨덴전을 중계했다.
프랑스에 비해 축구 열기가 높은 만큼 영국 방송사는 저녁 시간대에는 하이라이트를, 새벽에는 주요 경기를 재방송하고 있다.
▽일본=2002년 한국과 공동으로 월드컵을 개최한 이후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월드컵 관련 방송은 주로 심야에 특집 시간대를 편성해 이뤄진다.
경기 중계는 방송사별로 순서를 정해 놓았다는 점이 특징. 가장 많은 경기를 중계하는 곳은 공영방송 NHK다. NHK는 월드컵 기간에 지상파를 통해 40개 경기, 위성방송에서 64개 전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청률이 높은 주요 경기는 민영방송과 NHK가 순서를 정해 고루 맡는다. 개막전은 TBS가 방영했고, TV아사히는 18일로 예정된 대 크로아티아전의 생중계를 맡아 시청률 기록 경신을 노리고 있다.
1차 리그에서 일본의 대 호주전, 대 브라질전은 모두 NHK가 중계하는 반면 TV도쿄가 브라질-크로아티아전, 후지TV에서 브라질-호주전, NHK위성 1방송에서 크로아티아-호주전을 방영한다.
또 일본이 1차 리그를 그룹 1위로 통과하거나 2위로 통과할 경우 16강전 경기 중계권은 TBS가 가지며 준준결승은 일본TV가, 결승은 후지TV가 맡게 된다.
뮌헨=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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