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한국인 첫 입단 원진영

  • 입력 2006년 6월 20일 03시 01분


지난해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 출전했을 당시의 원진영 씨. 이 콩쿠르 우승(현대무용 부문)을 계기로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와 인연을 맺게 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 출전했을 당시의 원진영 씨. 이 콩쿠르 우승(현대무용 부문)을 계기로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와 인연을 맺게 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박영대 기자
박영대 기자
《“프로 무용수로서의 첫 활동을 세계 최고 무용단에서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이름만 듣던 그 유명한 지리 킬리안 선생님 밑에서 배울 수 있다니 꿈만 같습니다.” ‘현대 무용의 나침반’으로 꼽히는 최정상의 안무가 지리 킬리안 씨가 이끄는 세계적인 현대무용단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에 한국인 최초로 원진영(19) 씨가 입단했다. 원 씨는 올해 1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NDTⅡ 오디션에 응시해 전 세계에서 몰려온 174명의 여성 유망 무용수 중 유일하게 합격했다.》

이에 따라 원 씨는 8월부터 15명의 젊은 무용수가 활동하는 NDTⅡ에서 2년간 활동하게 된다. NDT는 주단체인 NDTⅠ, 17∼22세의 젊은 무용수를 위주로 한 NDTⅡ, 그리고 40세 이상 무용수로 이루어진 NDTⅢ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강수진(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김용걸(프랑스 파리오페라 발레) 씨 등 국내 무용수들이 세계적인 발레단에 입단한 경우는 있었지만, 최고 권위의 현대무용단에 한국 무용수가 입단한 것은 원 씨가 처음이다.

“제가 키가 166cm인데다 어깨도 좀 넓어서 무대에서는 훨씬 커 보여요. 그래서 클래식 발레보다는 컨템퍼러리 발레나 현대무용에 더 맞는 것 같아요. 그래도 클래식 발레를 꾸준히 한 덕분에 오디션에서 기본이 탄탄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원 씨는 선화예중과 선화예고 재학 시절부터 컨템퍼러리 발레와 현대무용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기대주. 지난해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로잔 콩쿠르에서도 클래식 발레가 아닌 현대무용부문에 출전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와 함께 클래식, 현대무용 등 각 분야를 통틀어 7명만 뽑는 ‘로잔 콩쿠르 최고상’에도 5위로 입상해 부상으로 5월까지 1년 동안 NDT 연수단원으로 활동했다.

“킬리안 선생님께 처음 인사갔더니 예전에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소속의 강수진 씨와 작업했던 말씀을 해 주시며 따뜻하게 맞아주시더군요. 제가 수줍음도 많이 타고 아직 영어도 잘 못하거든요. 이번에 정식 단원 계약을 하고 한국에 잠깐 나올 때 ‘앞으로는 평소에도 감정 표현을 많이 하고 영어도 많이 공부하라’고 하셔서 요즘 영어 공부하느라 정신없답니다.(웃음)”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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