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때문에 새음반 뚝…틈새 노린 ‘이벤트 싱글’

  • 입력 2006년 6월 21일 02시 59분


“도대체 들을 노래가 ‘월드컵 응원송뿐인가”

온 나라가 월드컵으로 떠들썩한 요즘 가요계 새 음반 출시는 ‘전면 스톱’ 상태나 다름없다. 대부분 가수들의 새 음반 출시는 7월 이후로 미뤄졌으며 콘서트 역시 ‘산울림’의 데뷔 30주년 기념공연 외에는 이렇다 할 화제가 없다. 자연스레 ‘버즈’, 싸이, ‘윤도현 밴드’ 등 ‘월드컵 가수’들만이 6월 가요계를 지키는 생존자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수가 월드컵을 피하려는 가운데 “이때가 최적기”라며 당당히 신곡을 발표하는 가수들도 있다.

선두주자는 배우 이준기(사진). 16일 발표된 그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음반을 내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한 곡 또는 몇 곡의 노래만을 발표하는 것) ‘마이준’은 타이틀곡 ‘한마디만’ 등 세 곡이 담겼다. 이 싱글은 4일 만에 MP3 다운로드 900건을 넘었으며 스트리밍 역시 8만 건을 기록(벅스뮤직 집계)했다. TV나 방송 홍보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준대박’ 정도다. 이준기의 소속사는 “지난달 열린 팬 미팅 때 팬서비스 차원에서 불렀던 곡들을 모아 발표한 것으로 가수 데뷔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코믹송 ‘아나까나’를 발표했던 개그우먼 조혜련도 디지털 싱글 ‘가라’를 발표했으며 KBS ‘개그콘서트’의 ‘고음불가’ 팀도 3곡짜리 디지털 싱글 ‘파이팅 코리아’를 발표했다. 월드컵으로 고사상태인 가요계의 틈새를 노린 이런 곡들은 대부분 비(非)가수들의 이벤트곡들이다. 형태 역시 음반이 아닌 디지털 싱글이라 쉽게 발표할 수 있다.

인기와는 달리 청취자들의 음악적 평가는 냉담하다. ‘단발성 음악’이라는 것. 벅스뮤직 음악사업부 이점숙 팀장은 “현재 대형 가수들이 없는 상태에서 이벤트곡들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들의 경우 음악 자체의 성공보다 자신들의 활동에 음악이 하나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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