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숨어있는 서·남해안 해수욕장 8곳

  • 입력 2006년 6월 23일 03시 00분


섬 전체가 모래로 덮인 임자도 서북쪽의 벙산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대광해수욕장. 민박촌(아래)부터 고깔섬(중간) 뒤로 보이는 돌출 지형까지 12km의 고운 모래 해변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섬 전체가 모래로 덮인 임자도 서북쪽의 벙산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대광해수욕장. 민박촌(아래)부터 고깔섬(중간) 뒤로 보이는 돌출 지형까지 12km의 고운 모래 해변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섬 가운데 하나인 관매도의 해수욕장. 길이 4km의 반달형 해변을 3만 평이나 되는 곰솔나무 숲이 감싸고 있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섬 가운데 하나인 관매도의 해수욕장. 길이 4km의 반달형 해변을 3만 평이나 되는 곰솔나무 숲이 감싸고 있다.
《월드컵 열풍이 거세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여름휴가마저 잊게 할 정도다. 그 와중에도 해수욕장은 개장 준비로 바쁘다. 23일 충남 태안 반도의 만리포 학암포를 필두로 전국의 해수욕장이 잇달아 문을 열기 시작한다. 축구에 열광하다 보면 자칫 휴가예약을 놓칠 수 있다. 파라다이스에 온 것처럼 비치에서 한가로이 휴가를 즐기는 방법. 얼리 버드(Early bird)가 되는 것이다.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소박한’ 해수욕장 8곳을 소개한다.》

▼임자도▼

임자도(전남 신안군 임자면)는 모래섬이다. 조류에 파도에 밀려, 아니면 바람에 흩날려 억겁 세월 쌓인 모래로 덮였다. 들길도, 집안 마당도, 산등성이도 모두 고운 모래다. 집집마다 금 안 간 벽이 없다. 모래땅에 지은 탓이다. 물에 만 밥에도 고운 먼지모래는 늘 보인다. 오죽하면 이런 말까지 나왔을까. “임재(임자도) 처녀는 모래 서 말 먹어야 시집간다”고.

그런 모래섬이니 해변이 기막힌 것은 당연지사. 큰 바다에 면한 섬 서북쪽의 해안에는 멋진 모래언덕(사구) 해변이 12km나 펼쳐져 있다. 국내 최장 해변이라고 알려진 ‘대광해수욕장’이다. 반달 모양의 해변 모래밭은 길기도 길다. 끝까지 걷는 데 세 시간이나 걸린다.

물 빠진 해변은 더욱 장관이다. 폭 300m의 황금빛 모래사장이 파란 하늘과 어울려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경사도 거의 없어 평지처럼 보인다. 그 해변에서는 뻘밭의 개흙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몽땅 모래다. 그 모래는 입자도 고와 자동차를 타고 시속 100km로 달릴 수도 있다.

드넓은 모래 벌판. 축구장도 되고 족구장도 된다. 아이들에게는 모래성 쌓는 놀이터다. 아침이면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산책하기에 좋다. 저녁이면 고깔섬 너머로 지는 해넘이와 멋진 노을을 바라보기에 좋다. 해변에 친 그물에는 하루 두 번 썰물 때마다 고기가 걸린다. 그 고기 떼어 내 저녁상에 올리는 한가로운 어촌 풍경도 만난다. 요즘은 밴댕이와 숭어가 많이 걸린다.

사구는 바람에 실려 온 모래가 쌓여 형성된 둔덕이다. 해안의 모래밭과 땅이 만나는 부분에 주로 생긴다. 그 사구의 진객은 모래밭에서 피고 지는 들꽃과 들풀이다. 대표적인 것은 빨간 해당화. 5월에 만개한다. 꽃 피는 모래언덕 뒤로는 해송 숲이 있다. 이 바람막이 숲 덕분에 섬에서는 양파며 대파가 자란다. 숲 그늘은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에 그만이다.

대광해수욕장에는 숙박업소가 작은 마을을 이룬다. 민박촌, 모텔촌은 물론 청소년수련원도 있다. 숙박촌 앞 해변은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보도블록을 깐 산책로도 있고 한밤 내내 해변을 밝히는 가로등도 설치돼 있다.

임자도에는 모래 해변이 두 곳 더 있다. 서남쪽 해안의 어머리해수욕장과 은동해수욕장이다. 규모는 대광해수욕장에 비해 작다. 접근성도 좋지 않다. 하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아 분위기는 훨씬 호젓하다. 숙박 시설로는 은동 마을의 민박이 있다.

▽미리 알고 떠나기=임자도는 젓갈 섬이다. 이곳에서 나는 생선 대부분이 젓갈용이다. 새우젓을 담그는 젓새우는 국내 소비량의 60%가 이곳에서 나온다. 강경과 광천 젓갈시장에도 대거 팔린다.

요즘은 밴댕이와 황새기(황석어)철. 7월 초(음력 6월)나 되어야 새우젓 중 최고로 치는 육젓이 난다. 임자도는 민어와 병어의 주산지다. 요즘 제철인 병어는 섬에서 흔한 횟감. 기름지고 야문 병어 뱃살을 참기름 두른 된장에 찍어 깻잎에 싸 먹는다. 섬 밖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맛이다. 고급 횟감으로는 능성어(kg당 7만 원 이상)가 있다. 회 뜨고 남은 뼈는 된장을 풀어 탕으로 끓여 내는데 맛이 일품이다.

섬에는 택시 외에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카페리에 차를 싣고 가면 편하다. 주유소는 2곳이 있다. 섬은 7월 말∼8월 초에 붐빈다. 그 전후에 찾기를 권한다. 한여름에도 밤이 되면 서늘하다. 긴소매 옷을 준비해야 한다.

○ 여행정보

▽임자대광해수욕장=www.daegwangbeach.or.kr ▽임자면사무소=061-275-3004

▽찾아가기 △손수운전: 서해안고속도로∼함평 나들목∼국도 23호선(나주 함평 방향 3km)∼삼거리(우회전)∼지방도 815호선(현경 방향)∼현경 삼거리(지도 해제 방향)∼국도 24호선(지방도 77호선)∼수암 교차로(좌회전·지도 방향)∼지도읍내∼점암나루터 △고속버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지도읍내(터미널 061-275-0108) △카페리(점암∼임자도 진리나루터): 20분 소요. 운임(소형차+운전자 1명) 왕복 1만4700원. 승객(1명) 900원. 1시간∼1시간 30분 간격 운항(성수기에는 증편). 061-275-1354, 8335 ▽숙박=대광비치랜드(061-275-7237)는 해변 모래언덕에 원두막과 식당을 갖춘 분위기 좋은 곳.

弱桓킵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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