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0곳’이라는 책을 받아 드는 순간,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이러한 구분을 지우고 있었다. 세상의 수많은 여행서를 무 자르듯 두 종류로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이 ‘독특한’ 여행서, 아니 ‘여행 사전’이 꼬집어 준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여행 칼럼니스트 패트리샤 슐츠는 우리에게 여행의 ‘끝’이 어디인지 보여 주기로 작정한 듯하다. 그가 직접 발로 누볐다는 1000곳의 여행지는 그야말로 극과 극을 오간다. 히말라야라는 대자연의 병풍 속에 꼭꼭 숨겨져 있던 무스탕 왕국을 열어젖히더니, 어느새 뉴욕 월스트리트의 구석구석을 꿰뚫는 식이다. 7년 동안 전 세계를 8개 지역으로 크게 나누고, 대륙 나라 도시 시기별로 다시 정리하고, 그것도 모자라 호텔 레스토랑 여행지 체험 축제 등을 첨가한 정성은 갸륵할 지경이다. 여행이라는 정체불명의 대상을 놓고 망원경과 현미경을 모두 사용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죽기 전에…’라는 제목을 이보다 앞서 국내 서점가에 유행시켰던 여행사진가 권기왕의 ‘세계 최고를 찾아가는 여행’과 로맨스 소설 작가 정숙영의 발랄한 입담이 구미를 당기게 하는 ‘노 플랜 사차원 유럽여행’ 역시 올여름 지구본을 돌리며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윤동희 안그라픽스 예술·여행서 팀장 ydh@ag.co.kr
제목 | 지은이/출판사 | 토막평 |
죽기전에 가봐야 할 1000곳 | 패트리샤 슐츠/이마고 | ‘감동’이라는 원칙으로 버무린 지구 기행. |
세계최고를 찾아가는 여행 | 권기왕/랜덤하우스 | 도시, 문화, 역사…여행으로 공부하기. |
노 플랜 사차원 유럽여행 | 정숙영/부키 | 경고! 이 책을 읽고 당신의 인생이 바뀌어도 모릅니다. |
On the Road-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 박준/넥서스 | 전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외침. “네 멋대로 여행해라!” |
프랑스 오브 유어예 | 유어예/바이널 | 부부 작가가 찾아나선 와인보다 진한 프랑스 예술여행. |
어느 미술사가의 낭만적인 유럽문화기행 | 장석범/루비박스 | 인문 예술 여행의 제대로 된 만남. |
원더랜드 여행기 | 이창수/시공사 | 청춘은 아름다운 법. 하물며 쿠바를 자전거로 누빈 청춘이란! |
한권으로 끝내는 퍼펙트 프라하 | 최미선, 신석교/안그라픽스 | 프라하는 기본. 체코 지방도시 순례기는 보∼너스! |
아프리카 트럭여행 | 김인자/눈빛 | 아프리카 사람도 모르는 아프리카의 속살 |
앙코르와트의 모든 것 | 이우상, 성학/푸른역사 | 2005년부터 앙코르와트 직항기가 생겼다는 사실, 그대는 아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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