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사제 500여명 사후 장기기증 서약

  • 입력 2006년 6월 24일 03시 09분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왼쪽)이 23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곽성민 서울대교구 사무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후 장기 기증을 서약하는 ‘헌신봉헌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대교구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왼쪽)이 23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곽성민 서울대교구 사무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후 장기 기증을 서약하는 ‘헌신봉헌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과 가톨릭 서울대교구 사제 500여 명이 ‘사후 장기 기증’을 약속했다.

정 추기경은 23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열린 ‘사제 성화(聖化)의 날’ 행사에서 뇌사 시 장기 기증과 사후 각막 기증 등 사후장기기증서약서를 썼다.

정 추기경은 이날 “생명을 나눠 주는 사후 장기 기증은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라며 “사랑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소중한 것을 나눴다는 생각에 모두가 행복해지며 생명을 주고받는 사이에 사랑과 행복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후 장기 기증은 재산의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의 실천”이라며 “이는 자신이 죽은 후 흙으로 돌아갈 장기들을 나누겠다고 약속하는 일이므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큰 행복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교구가 벌이고 있는 ‘생명 존중과 나눔 운동’에 많은 교인이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서울대교구 전체 사제 629명 가운데 외유 중인 사제 등을 제외한 500여 명도 이날 지역별로 명동성당, 광장동성당, 목5동성당 등에서 사후장기기증서약서를 쓰고 △전 신자 사후장기기증등록증 갖기 운동 △하루 100원 모으기 100만 신자 참여운동 △생명문화 알기와 참여운동 등 ‘2006 서울대교구 성체대회’(6월 18일∼9월 16일) 실천사항을 준수하기 위한 헌신봉헌서를 작성했다.

사제 성화의 날은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예수 성심(聖心) 대축일’에 교구별로 사제들이 함께 모여 사명에 합당한 성덕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교구 공동체 전체가 사제직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사제의 성화를 위해 기도와 희생을 봉헌하는 날이다.

종교계 성직자들의 단체 사후 장기 기증 서약은 지난해 9월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이 입적한 후 법구(法軀·시신)를 연구용으로 기증한 것을 계기로 조계종 스님 240여 명이 사후 시신·장기 기증을 서약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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