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처럼 둥근 화음…韓-獨 음악인들 콘서트

  • 입력 2006년 6월 24일 03시 09분


조수미씨 월드컵 콘서트 열창23일 독일 하노버의 바테를로 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콘서트’에서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열창하고 있다. 하노버=김동주 기자
조수미씨 월드컵 콘서트 열창
23일 독일 하노버의 바테를로 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콘서트’에서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열창하고 있다. 하노버=김동주 기자
독일 하노버의 바테를로 광장이 한독 양국 음악인들의 화음과 관객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23일 오후 2시 반(현지 시간) 2006 독일 월드컵 공식 응원(팬페스트) 장소인 바테를로 광장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 테너 박기천, 바리톤 김태현 씨가 출연한 ‘월드컵 콘서트’가 열렸다.

이 콘서트는 월드컵 공식 응원 장소가 마련된 독일 내 12개 도시 중 하노버에서만 유일하게 열린 본격 클래식 공연. 8월 하노버 시립 오페라극장의 음악 감독에 취임하는 지휘자 구자범 씨가 지휘봉을 들고 하노버 시립 오페라극장 관현악단이 반주를 맡았다.

똑같이 붉은색 옷을 차려 입은 한국과 스위스의 축구 팬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하노버 시립 관현악단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으로 흥겨운 콘서트의 막을 열었다.

조수미 씨가 노래한 ‘박쥐’의 아리아 ‘점잖으신 남작님’, 박기천 씨가 노래한 베르디 오페라 ‘일트로바토레’ 중 ‘타오르는 불꽃을 보라’, 김태현 씨가 노래한 비제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등이 이어지자 흥이 오른 광장의 축구 팬들은 거듭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박 씨는 노래가 절정에 이를 즈음 품에서 태극기를 펼쳐 드는 ‘깜짝 세리머니’를 펼쳐 바테를로 광장을 메운 축구 팬들의 커다란 환성을 이끌어 냈다. 세르비아 출신으로 하노버 시립 오페라극장 주역 가수인 메조소프라노 레안드라 오버만 씨도 ‘카르멘’ 중 ‘하바네라’를 열창했다.

첫 곡으로 ‘박쥐’ 서곡이 연주된 뒤 헤르베르트 슈말슈티크 하노버 시장과 크리스티안 불프 니더작센 주지사, 이수혁 주독 한국대사가 인사말을 했다. 슈말슈티크 시장은 “세계에서 온 손님들과 친구가 된다는 월드컵의 취지에 가장 잘 들어맞는 행사”라고 말했다.

콘서트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최정호 동아일보 대기자도 참석했다.

공연 전반부가 끝난 뒤 지휘자 구 씨가 “스위스의 선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스위스의 독립을 묘사한 로시니의 ‘빌헬름 텔’ 서곡을 연주하겠다”고 말하자 스위스인 관객들은 환호로 답하며 흥겨운 리듬에 맞춰 스위스 국기를 흔들었다. 공연은 출연자 전원이 무대에 올라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춘희)’의 ‘축배의 노래’를 합창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공연을 마친 한국인 출연자들은 광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되는 한국 대 스위스 경기를 관람하며 태극전사들을 뜨겁게 응원할 예정이다.

하노버=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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