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9일 방송3社 저녁 메인뉴스 46.8%가 월드컵 보도

  • 입력 2006년 6월 27일 03시 01분


지상파 방송사의 월드컵 과잉 편성이 비난받고 있는 가운데 KBS, MBC, SBS 등 방송 3사 메인 뉴스의 월드컵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메인 뉴스가 이처럼 특정 주제에 쏠림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뉴스 시청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대미문의 싹쓸이 편성’=문화연대, 천주교 인권위원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 7개 방송 및 시민단체들은 2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월드컵과 언론의 잘못된 만남을 고발한다-전대미문의 싹쓸이 편성 언론규탄’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에서 “공공재인 방송이 막대한 광고 이익에 눈이 멀어 월드컵만 좇는 일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상업화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 내용을 분석한 결과 토고와의 경기가 있던 13일 SBS 87.5%, MBC 77%, KBS 1TV 61.1%, KBS 2TV 45.8%를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으로 편성했으며 프랑스전이 있던 19일 각 방송사의 메인 뉴스 중 월드컵 관련 소식은 KBS 30건 중 14건, MBC 27건 중 16건, SBS가 21건 중 17건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외국 방송의 편성 사례를 보면 △영국 BBC의 경우 1TV가 경기 생중계와 관련 방송을 내보내면 2TV는 월드컵 프로그램이 없었으며 △일본은 공영인 NHK와 후지TV, 아사히TV 등 5개 민방이 게임을 배분해 방송했다며 “KBS의 월드컵 관련 편성은 다른 상업 방송사들과 다를 것 없는 과잉편성이었다”고 비판했다.

▽월드컵 편중 보도와 뉴스 시청률 지속 하락=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 저널리즘 위기 극복방안’ 세미나에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윤호진 책임연구원은 6월 1∼19일 방송 3사의 저녁 종합뉴스를 분석한 결과 1651건의 보도 가운데 월드컵 관련 보도가 774건(46.8%)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방송사별로는 ‘MBC 뉴스데스크’가 303건으로 전체 보도(591건)의 51.3%였고, SBS ‘8뉴스’는 543건 가운데 293건(54.0%), KBS ‘뉴스9’는 517건 중 178건(34.4%)을 월드컵 뉴스로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도는 65건으로 전체 보도 건수의 3.9%에 불과했고 북한 미사일 관련 보도도 42건(2.5%)에 그쳤다.

윤 연구원은 “지난 2년간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시청률 경쟁 때문에 스포츠 뉴스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특히 이번 월드컵 보도는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균형 있게 보도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보도 행태였다”고 비판했다.

윤 연구원은 “지난 2년간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시청률을 보면 KBS는 4.1%포인트, MBC는 5.6%포인트, SBS는 1%포인트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