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고민은 중앙 흑의 두터움도 지워야 하고 좌상귀 ○도 살려야 한다는 데 있다. 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순 없는 일. 백은 88로 중앙 한 점을 움직이고 92로 좌상귀에 손을 대는 등 그야말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바둑이 엷어진다. 백은 이런 식으로 가다간 힘 한번 못쓰고 지게 된다. 백 96으로 움직인 것이 무리한 행마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조훈현 9단은 바둑이 술술 풀려 너무 기분이 좋았던 탓일까. 흑 103이 쓸데없이 멋을 부린 수였다. 참고 2도 흑 1에 이은 뒤 흑 3으로 젖혔으면 백은 여기서 항복했을지 모른다. 백 114까지 백도 많이 따라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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