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기엔 평범한 직장인 밴드지만 이들의 대화 주제는 하나부터 열까지 가수 조용필이다. 이들은 조용필의 팬클럽 ‘미지의 세계’ 회원들이 결성한 7인조 ‘미지 밴드’. 7월 1일 오후 5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조용필 헌정 공연을 하기 위해 연습 중이다. 미지 밴드의 역사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팬클럽 미지의 세계를 만든 박상준(36·뉴질랜드 교포) 씨가 “우리도 밴드 한번 해볼까”라고 제안했고, 뜻을 함께한 팬클럽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그룹을 조직한 것. 2004년 7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음식점에서 첫 공연을 한 이후 홍익대 앞 클럽 등에서 6번의 크고 작은 공연을 했다. 26세 영양사부터 42세 라디오 DJ까지 연령도 직업도 다양하다.
“다 직장인이라 평일에는 거의 시간을 못 내서 매주 일요일에 7∼8시간 몰아서 연습해요. 처음엔 아내 눈치 보느라 거의 못 나왔어요. 보컬 오디션 때도 친구네 돌잔치 간다고 거짓말하고 와서 봤죠.”(이보형 씨)
이들의 콘서트에는 팬클럽 회원들도 크게 부조를 한다. 이번 공연에도 악기 대여를 비롯해 자금이 모자랄까봐 회원들이 돈을 모아 줬다. 이들의 꿈은 무엇일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과 한무대에 서는 것”이라고 외쳤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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