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독도 문제와 관련해 '조용한 외교'에서 탈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 전에 일어난 일본의 방해활동은 그동안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립해양조사원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1996년 8월 11일 독도 남동방 22마일 해역에서 해양조사원 탐사선 '해양2000호'(2500t급)가 해양조사를 벌이고 있을 때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495t급)과 항공기가 출현했다.
해양2000호는 국가해양기본도 조사를 위해 해저지형, 중력, 지자기 등을 조사하고 있었으나 일본 순시선은 탐사선의 800m 앞까지 접근하며 진로를 방해했다.
한국측 500t급 해경 경비정도 현장에 출동, 일본 순시선과 1마일 거리를 유지하며 10시간여 대치하기도 했다. 해양2000호는 결국 이날 정상적인 조사활동이 어렵다고 판단, 회항했다.
1997년 5월 18일에도 일본 순시선은 독도 북서방 13마일 해역에서 해양2000호를 감시했다.
그리고 2002년 9월 9일에는 제주 남방 한국측 과도수역에서, 10월 10일에는 제주남방 한일 중간수역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해양2000호를 감시하며 선회 비행했다.
2004년 7월10일에는 한국측 동해 배타적 경제수역(EEZ) 선상인 독도 북서방 27마일 해역에서 일본 순시선이 한국지질연구소 소속 탐해2호(2000t급)에 접근, "이 수역이 일본측 EEZ이고 지질탐사를 위한 일본정부의 허가가 없었으므로 퇴거하라"고 명령했다.
탐해2호는 당시 외교적 분쟁을 우려, 활동을 중단하고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과거 일본 순시선들이 한국측 해양조사선의 활동을 방해해 회항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그런(회항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양조사원에 따르면 단순히 바다 속 깊이를 측량할 경우 '수로 측량', 해저지형과 해류 등을 조사하는 것을 '수로 조사'라고 한다. 여기에 해저의 중력과 지자기, 해저의 퇴적층 등 천부지층의 조사를 포함하면 폭넓게 '해양조사'라고 한다. 따라서 이런 활동을 하는 배의 이름도 해양조사선이라고 한다.
한국에는 해양조사선이 7척 있다. 해양2000호는 2500t급이고, 바다로 1호는 695t으로 수로측량 및 해양관측 탐사장비가 탑재돼 있다.
수로측량은 바다 속의 높낮이, 다시 말해 해저의 지형을 음파로 측량하는 행위로, 해도 제작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조사이다.
이를 토대로 3차원의 해저모형과 해도를 만드는 것은 물론, 항만건설과 해양개발에도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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