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대책위원회는 임 감독 1인 시위에 지금까지 1인 시위에 참여한 영화인이 모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밀려들 인파를 대비해 교보빌딩 측은 빌딩 앞에 테이프로 바리케이드까지 쳐 놓았다. 그동안 안성기 장동건 최민식 이준기 유지태 박찬욱 등 유명 배우와 감독들이 1인 시위를 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홀로 시위하는 노(老)감독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쟁쟁한 배우들이 총출동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지금까지 1인 시위에 참여한 172명 중 40여 명만이 이날 참석했고, 영화배우로는 안성기 김부선이 눈에 띄었을 뿐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배우들에게 참가를 요청했지만 결정은 자율에 맡겼다”며 “(배우들이) 이미 1일 대학로 행사에 대거 참여했고 촬영 등 바쁜 스케줄 때문에 참여율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로 시위에서는 3일까지 영화 제작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한국 영화인 1차 지침’을 발표했다.
배우들의 불참에서 ‘스크린쿼터 사수’에 대한 영화계 내부의 체감온도가 서로 다르지 않느냐는 분위기도 읽을 수 있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미 시행된 제도(1일 시행)를 가지고 무조건 시위를 하는 것보다 한국영화의 자생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등 다양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임 감독은 현장에서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한국 영화 사정이 서서히 나빠질 것 같지만 순식간에 열악한 조건으로 바뀔 것이며 그때 한국 영화가 다시 일어설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다”고 호소했다.
의지에 찬 어조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의 성공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은 스타 배우들이 참가하지 않은 현장에서 묵묵히 입을 다물고 마지막 1인 시위를 펼치는 노 감독의 뒷모습은 왠지 쓸쓸해 보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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