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두고 휴가 간 주인님, 발병 납니다”…애완동물 관리요령

  • 입력 2006년 7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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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애완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온다습한 여름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특히 여름휴가철에 위급 상황에 놓이는 일이 종종 있으므로 기초적인 관리상식을 알아 두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파충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애완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온다습한 여름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특히 여름휴가철에 위급 상황에 놓이는 일이 종종 있으므로 기초적인 관리상식을 알아 두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강아지 두 마리에 거북 두 마리, 이구아나 두 마리에 달팽이, 어항에 든 물고기 30여 마리까지. 전혜리(8·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양의 집은 작은 ‘동물왕국’이다.

사육사가 되는 게 꿈인 혜리에게 올여름 작은 걱정거리가 생겼다. 휴가를 떠나는데 동물 가족을 데려갈 수는 없고, 빈집에 놓아두자니 돌볼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아빠 전모(41·회사원) 씨는 “이구아나는 매일 비타민과 칼슘까지 챙겨 먹여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을 혜리네만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500만 마리에 이르는 애완견은 물론 고양이 토끼 햄스터에서부터 달팽이 사슴벌레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의 일원이 된 애완동물들에겐 인간의 즐거운 휴가가 수난기가 되기 십상이다.

주부 강모(43·서울 강남구 역삼동) 씨는 “초등학생 아이 둘이 지난해 여름 햄스터 두 마리를 할머니 집에 데리고 간다고 우리를 차에 실었는데 깜빡 잊고 내린 다음 몇 시간 뒤 가보니 모두 죽어 있었다”며 “아이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다음부터는 아예 햄스터의 ‘ㅎ’자도 안 꺼낸다”고 전했다.

얼마 전 가족여행을 가면서 새끼 고양이를 이웃집에 맡겼던 서모(35·서울 성동구 광장동) 씨도 “이웃집 아이가 고양이를 너무 많이 만져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돌봐준 게 어디냐 싶어 말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한성동물병원 권태억 원장이 꼽는 애완동물의 대표적인 여름 수난 사례들은 △안고 있다 떨어뜨려 골절상 입히기 △더운 날씨에 상한 음식을 개나 고양이에게 주어 배탈나게 만들기 △휴가지에 방심하고 풀어 놓아 실종되거나 교통사고 당하기 등이다.

그는 “파충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애완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온다습한 여름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면서 “여름휴가철에 위급 상황에 놓이는 일이 종종 있으므로 기초적인 관리상식을 알아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동물보호협회는 외출과 여행이 잦은 여름철에는 동물들에게 이름표를 달아 줄 것과 목줄, 배변봉투를 지참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토끼=개나 고양이보다 예민하다. 이동하거나 환경 변화가 오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고온다습하면 병에 걸리기 쉽다. 사료와 물을 충분히 주면 사흘 정도는 혼자 우리 안에 두어도 괜찮으므로 짧은 여행이라면 집에 두고 가는 게 좋다. 아파트 베란다에 놓을 때는 햇볕을 받지 않도록 주의한다. 우리가 너무 덥다 싶으면 물을 얼린 패트 병을 넣어준다. 목욕시키고 난 뒤 털을 헤어 드라이어로 말리는 과정에서 열사병이 걸리기 쉽다. 일부분만 씻기는 게 좋다.

▽강아지=사람보다 더위에 약하므로 털을 자주 깎아 더위를 덜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시추나 퍼그 종류는 기관지가 약하므로 에어컨을 켤 때는 조심해야 한다. 여름철 차 안 온도가 60∼70도까지 오를 수 있으므로 절대 차에 혼자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 모기로 인해 질병에 많이 걸리므로 규칙적으로 예방약을 먹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양이=잠시라도 풀어놓으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이동할 때는 반드시 우리에 넣거나 목끈을 매야 한다. 고양이는 물을 싫어하므로 여름이라고 목욕을 자주 시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목욕은 한 달에 한두 번이면 족하다.

▽햄스터=낮에 자고 저녁에 움직이는 야행성이어서 바깥 동반에는 부적합하다. 몸이 작아 우리에서 나올 경우 행방불명되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먹이와 물을 충분히 주면 일주일 정도는 혼자 집에서 지낼 수 있다. 목욕은 금물.

박경아 사외기자 kapark050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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