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사가 되는 게 꿈인 혜리에게 올여름 작은 걱정거리가 생겼다. 휴가를 떠나는데 동물 가족을 데려갈 수는 없고, 빈집에 놓아두자니 돌볼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아빠 전모(41·회사원) 씨는 “이구아나는 매일 비타민과 칼슘까지 챙겨 먹여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을 혜리네만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500만 마리에 이르는 애완견은 물론 고양이 토끼 햄스터에서부터 달팽이 사슴벌레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의 일원이 된 애완동물들에겐 인간의 즐거운 휴가가 수난기가 되기 십상이다.
얼마 전 가족여행을 가면서 새끼 고양이를 이웃집에 맡겼던 서모(35·서울 성동구 광장동) 씨도 “이웃집 아이가 고양이를 너무 많이 만져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돌봐준 게 어디냐 싶어 말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한성동물병원 권태억 원장이 꼽는 애완동물의 대표적인 여름 수난 사례들은 △안고 있다 떨어뜨려 골절상 입히기 △더운 날씨에 상한 음식을 개나 고양이에게 주어 배탈나게 만들기 △휴가지에 방심하고 풀어 놓아 실종되거나 교통사고 당하기 등이다.
그는 “파충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애완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온다습한 여름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면서 “여름휴가철에 위급 상황에 놓이는 일이 종종 있으므로 기초적인 관리상식을 알아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동물보호협회는 외출과 여행이 잦은 여름철에는 동물들에게 이름표를 달아 줄 것과 목줄, 배변봉투를 지참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박경아 사외기자 kapark050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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