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임원들 진정 ‘별’이 되려면…‘한국의 임원들’

  • 입력 2006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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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분석한 한국의 기업가들과 그 유형
이 책에서 분석한 한국의 기업가들과 그 유형
◇한국의 임원들/이성용 지음/246쪽·1만3000원·청림출판

《추진자(Promoter)는 열정과 직관이 뛰어나고 재기가 번득이지만 충동적이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지배자(Controller)는 강력한 리더십과 단호함, 책임감을 지닌 반면 완고하고 고압적이라는 비판도 듣는다.

보조자(Supporter)는 부하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슴이 따뜻하고 사려 깊은 리더지만 경쟁을 피하고 심약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분석자(Analyser)는 전문성과 인내력은 뛰어난 반면 리스크를 기피하고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는 유형이다.

당신은 어떤 스타일입니까?》

신입사원이 샐러리맨의 꽃이라는 임원이 될 확률은 14%. 임원이 되는 기간은 평균 15.6년, 평균 연령은 42세다. 보통 3년을 단위로 하는 임원의 임기는 평균 5.4년이지만 40% 이상이 첫 번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다.

이들 수치가 말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임원이 된다 하더라도 50세가 못 돼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임원 임기가 1년으로 축소되는 추세를 보이는 한국기업에서는 ‘별’을 달았다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예편’을 걱정해야 한다.

20년 이상 조직관리 전략 컨설팅 업무에 종사해 온 이성용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는 한국기업의 취약점을 이들 임원의 경쟁력 부족에서 찾는다. 그는 한국기업을 위해 외국투자를 유치할 때 이를 가로막는 3대 요소로 가격, 노동조합 그리고 유능한 임원의 부족을 꼽았다. 아예 한 헤드헌팅 업체는 “한국에는 행동하는 머슴은 많지만, 정작 스스로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경영자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뼈아픈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

이 대표는 그 원인을 한국의 임원들이 훌륭한 임원이 되기 위한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성격과 능력, 상황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조직에 헌신하기’만을 요구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을 버려라’와 ‘한국을 찾아라’ 등을 통해 한국기업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분석해 온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임원진의 다양성’에 대한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임원을 선발하고 훈련시키는 최종 인사권자와 현재 임원 그리고 임원을 꿈꾸는 회사원들 모두에게 해당한다.

그는 이를 판독할 틀로 성격(Style), 리더십 스킬(Skill), 상황(Situation)으로 구성된 ‘S큐브’를 제시한다.

우선 타고난 성격에 따라 위의 4가지 범주 중 자신이 어떤 스타일에 속하는가를 판단하라고 충고한다.

두 번째는 자신의 스타일을 강화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 스킬을 익힐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장군들의 장점을 따서 6개 유형이 제시된다. 미래를 창조하는 전략적 능력을 갖춘 맥아더 장군형, 계획 수립과 집행에 능한 마셜 장군형, 회사의 업무가 빈틈없이 돌아가도록 하는 병참학적 능력이 탁월한 아이젠하워 장군형, 인간관계에 능숙해 흔히 덕장으로 분류되는 브래들리 장군형, 모험과 도전정신이 강한 기업가적 재능을 갖춘 패튼 장군형, 전문가적 능력이 탁월한 로멜 장군형이다.

세 번째는 그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 업계에서 독보적 1위의 자리를 지켜 내야 할 수호자(Caretaker), 기업을 회생시켜야 하는 해결사(Fixer), 2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기업을 이끌어야 할 개선자(Improver), 3위의 기업을 1위로 끌어올려야 할 혁신자(Transformer), 적당한 자극을 부여할 활력자(Energizer)가 그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상호조합해서 임원진의 포트폴리오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고경영자(CEO)가 지배자형일 때는 같은 지배자형 임원을 피하라든가, 추진자형의 임원에게는 전략적 기업가적 유형이 어울리고 회사가 비전이 필요한 혁신자 상황에 처해 있다면 분석자 유형의 임원이 적합하다는 식이다.

회사원들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상사가 어떤 유형인지를 분류해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반면 정작 자신은 어떤 유형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돕기 위해 부록으로 성격 판정표까지 제공하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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