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막되는 심수구 씨의 ‘나무회화’ 작품전에 깃든 메시지다. 작가에 따르면 우리 삶은 수많은 반복으로 구성된다. 호흡이 그렇고, 걸음과 만남도 그렇다. 이들은 하나의 개체로서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거듭되는 반복을 통해 인간을 이루고, 삶을 이루고, 우주를 이룬다는 것.
이 같은 반복의 개념을 토대로 작가는 평면에 수백 개 또는 수천 개의 작은 나뭇조각을 점묘파 방식으로 붙여가면서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낸다. 그는 “되풀이되는 반복에서 필연적으로 도래할 수밖에 없는 우연의 표정이 사물의 본질 아니겠느냐”며 “나뭇가지 작업이라고 해서 자연주의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작품 제목을 보면, ‘고슴도치처럼’ ‘춤처럼’ ‘나뭇잎 같은’ ‘담배꽁초 같은’ 등 ‘처럼’이나 ‘같은’이 붙어 있다. 그는 “작품을 완성한 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여 그런 이름을 지었을 뿐”이라며 “궁극적으로 작품을 어떻게 보느냐는 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설치적 요소를 강화해 전시장 바닥에 나뭇조각을 쌓아놓은 작품도 선보인다. 전시는 29일까지. 02-544-8481
허 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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