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이야기]<82>祭·察·際·蔡

  • 입력 2006년 7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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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祭(제)’의 甲骨文(갑골문)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손으로 받들어 올려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祭’자의 왼쪽 상부에 있는 것은 ‘肉(고기 육)’을 나타내며, 오른쪽 상부에 있는 ‘又(우)’는 손의 모양을 나타내고, 아래쪽의 ‘示(시)’는 피가 떨어지는 모양을 나타낸다.

‘祭’의 의미에는 ‘제사, 제사지내다, 사람과 귀신이 만나다, 사귀다, 신에게 보답하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모두 ‘제사’와 관련이 있다. ‘제사’는 사람과 신이 만나는 의식이다. 이러한 이유로 ‘祭’에는 ‘접촉, 만남’을 나타내는 이미지가 작용한다. ‘면(집 면)’과 ‘祭’가 합쳐진 ‘察(찰)’은 ‘살피다, 조사하다’라는 뜻인데, ‘집안에 들어가 여러 가지 사항과 접촉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수(손 수)’와 ‘祭’가 합쳐진 ‘擦(찰)’은 ‘비비다, 문지르다, 마찰하다’라는 뜻인데, ‘손이 연이어 접촉하는 동작’을 나타낸다.

‘부(언덕 부)’와 ‘祭’가 합쳐진 ‘際(제)’는 ‘언덕과 접촉하는 것’을 나타낸다. ‘際’는 ‘사이, 가장자리, 경계’라는 뜻을 갖는다. 중국의 대평원에 사는 사람들의 지역의 경계는 언덕이 있는 곳이고, 그들은 이 경계점에서 서로 만나 교류를 해 왔다. 그러므로 ‘경계점’은 곧 ‘그들의 사이’가 되며, ‘어느 한쪽의 가장자리’가 된다.

‘際’에는 또한 ‘교제하다, 만나다, 마주치다, 사귀다’라는 뜻이 있는데 모두 ‘언덕과의 접촉’이라는 이미지에서 나오는 의미이다. ‘國際(국제)’는 ‘나라와 나라 사이’라는 말이며, ‘國際交流(국제교류)’는 ‘나라 사이의 교류’라는 말이다.

‘>(풀 초)’와 ‘祭’가 합쳐진 ‘蔡(채)’는 원래 ‘풀과 많이 접촉하는 곳’, 즉 ‘풀 숲’이라는 뜻이고, ‘수(물 수)’와 ‘祭’가 합쳐진 ‘$(제)’는 ‘물과 많이 접촉하는 곳’, 즉 ‘물가’라는 뜻이다. ‘(멱,사)(실 사)’와 ‘祭’가 합쳐진 ‘%(채)’는 ‘실과 많이 접촉하다’, 즉 ‘깁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깁는 동작은 실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행위일 것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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