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실천으로 윤리문제 해결
웨슬리는 믿음을 통한 ‘칭의(의화·Justification)’에서 나아가, 삶 속에서 실천을 통한 ‘성화(聖化)’로 구원이 완성된다고 했다. 즉, 믿음이 구원의 조건이 된다는 교리는 루터교와 공유하고, 선행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가톨릭과 뜻을 같이 해왔다. 만일 구원에 믿음만 중요시하고 아무렇게나 행동한다면 심각한 윤리문제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중도적 신학 때문에 이번 공동선언에 흔쾌히 참여할 수 있었다.
○ 올바른 삶의 중요성 포함
그렇다면 크리스천이 아닌 신자들은 구원을 받을 수 없는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자기 탓이 아닌 이유(지역이나 시대)로 복음을 접하지 못한 이들을 ‘익명의 그리스도인’으로 규정했다. 공의회 문헌은 만일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를 진실하게 믿으면서, 올바른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하느님께서는 당신만이 아는 방법으로 구원으로 이끄는 길을 열어두셨다고 표현돼 있다.
○ 믿음과 선행 모두 소중한 전통
의화교리를 주장한 루터도 나중에는 수도사가 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한 고행(행위, 실천)의 길을 갔다. 의로운 사람이 단순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부단히 새로워지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의화교리 논쟁:
‘의화론’(개신교에서는 ‘칭의론·稱義論’으로 말함) 논쟁은 “믿음(신앙)으로만 구원을 받는다”는 루터교의 주장이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함께 선행을 실천해야 구원을 받는다”는 가톨릭교회의 교리와 충돌하면서 빚어진 것이다. 16세기 초 교황의 면죄부 판매에 대한 마틴 루터의 반발을 계기로 벌어진 이 논쟁은 이후 가톨릭과 개신교가 갈라서며 종교 전쟁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루터교와 가톨릭은 1967년부터 32년간의 대화 끝에 1999년 10월 “구원은 전적으로 하느님(하나님)의 자유로운 선물이며, 이는 선행을 통해서가 아니라 은총과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오는 것이다. 그러나 성령께서 주시는 은총은 인간에게 선행할 힘을 주시고 또 그렇게 하도록 부르신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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