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는 그늘이 아주 시원하다. 땀 냄새를 쫓는 모기도 그 아래에는 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골 아낙네들은 여름 한낮에 그 그늘에서 아기를 재운다.
소나무는 옛 선비들의 글이나 그림에 가장 많이 등장한다. 집 짓는 재료로는 으뜸이다. 이것으로 집을 지으면 솔숲 향내가 난다. 물푸레나무는 가지를 물속에 담그면 푸른색이 우러난다.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주위에 넘쳐나지만 주목하지 않았던 나무 27종의 얘기를 담았다. 저자가 전국 곳곳을 누비며 나무의 유래와 쓰임, 전설과 생태를 직접 조사하고 확인해 정보가 생생하다.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을 만큼 화려한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 줄기 껍질이 얇은 종이처럼 한 겹 한 겹 벗겨지는 자작나무 부분을 읽다 보면 당장 뛰어나가 확인하고 싶어진다. 잊고 있던 나무에 대한 정겨움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거창한 정보는 아니지만 머리에 쏙쏙 들어와 이 책을 쭉 읽다 보면 아이들이 나무박사가 될 것 같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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