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병풍, 어느 왕의 영화 지켜봤을까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폭 7·1m 높이 2·7m 대형 보존 처리를 위해 국내에 반입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 소장의 금박 ‘십장생십이곡병’. 사진 제공 고창문화재보존연구소
폭 7·1m 높이 2·7m 대형 보존 처리를 위해 국내에 반입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 소장의 금박 ‘십장생십이곡병’. 사진 제공 고창문화재보존연구소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금박(金箔) ‘십장생십이곡병’(十長生十二曲屛·사진)이 최근 국내로 반입됐다.

19세기경 궁궐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병풍은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해외 소재 문화재 조사 중 처음 발견한 것으로 미술관 측이 보존 처리를 위해 한국에 보내 왔다.

12장의 낱장으로 나눠진 이 병풍에는 십장생(十長生·장생불사를 표상한 10가지 물상)이 담겨 있다. 표면이 긁히는 등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현재 경기 용인시 고창문화재보존연구소에서 보존 처리 중이다.

전문가들은 병풍의 크기(높이 271cm, 폭 714cm)나 사용된 금박으로 미뤄볼 때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홍선표(미술사) 교수는 “궁궐화 계통이 국보나 보물급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드물어 비교할 대상은 거의 없지만 왕비나 대왕대비가 행사를 할 때나 내전에서 사용한 병풍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보존 처리를 지원한 뒤 국내 전시와 학술 연구의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미술관 측과 지원조건이 엇갈려 일반 공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호놀룰루미술관 측은 9개월간의 보존 처리가 끝나는 대로 병풍을 반출해 갈 예정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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