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은 ‘하나’라는 뜻이다. 상황에 따라 ‘하루’를 의미할 수도 있고, ‘한 사람’을 의미할 수도 있다. ‘一’은 다양한 사실을 나타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한 그릇’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飯’은 ‘밥’이라는 뜻이다. ‘千’은 ‘천’을, ‘金’은 ‘돈’을 뜻한다. ‘一飯千金’은 ‘한 그릇의 밥이 천금이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의 진정한 뜻은 ‘한 그릇의 밥이 천금의 가치가 있다’, 혹은 ‘한 그릇의 밥이 천금의 가치로 돌아온다’이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 나왔다. 중국의 한(漢)나라를 건국한 유방(劉邦)의 공신 가운데 한신(韓信)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한신은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나 곤궁하게 소년시절을 보냈다. 당시 남의 빨래를 해주어 먹고사는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한신에게 수십 일간 밥을 먹여준 적이 있었다. 그 후에 한신은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했다. 천자가 된 유방은 한신의 공을 인정해 초(楚) 지방의 왕을 하도록 했다. 초왕이 된 한신은 어린 시절 배고팠던 그에게 수십 일간 밥을 먹여준 여인을 찾아 천금을 주어 은혜에 보답했다.
‘一飯千金’은 물질이 풍족하지 않은 사람이 타인에게 은혜를 베푸는 방법을 알려준다. 가뭄으로 물이 마른 연못에 사는 고기에게는 강물이 아니라 단 한 동이의 물이 필요하듯, 지금 우리 옆에는 한 끼의 밥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당신의 부하 직원 중에는 단 한 번의 당신의 미소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당신의 학생 중에는 단 한 번의 칭찬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따스한 단 한 번의 악수를 기대하는 사람이 조금 후에 당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 가진 것이 없을지라도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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