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字體연구 유현국 “외국어와 잘 어울리는 한글꼴 필요”

  • 입력 2006년 8월 3일 03시 01분


“문자 형태도 인간의 삶처럼 시대 흐름을 타야 합니다. 한글의 자체(字體)도 글로벌 시대를 맞아 다른 국가의 문자와 나란히 쓰일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합니다.”

일본에서 한글 자체를 연구해 온 쓰쿠바(筑波)기술대 종합디자인학과 유현국(사진) 교수는 “한글이 세계 여러 문자와 함께 기록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타이포그래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9세기 일본에서 발행된 ‘한불자전(韓佛字典)’ ‘한한불사전(漢韓佛辭典)’ 등에 사용된 한글 자체를 연구해 온 그가 최근 자료 수집을 위해 귀국했다.

그는 “한국에서 훈민정음체에 대한 연구 성과는 많으나 19세기 이후 한글 타이포그래피 연구는 미진하다”며 “한글 책이 기계에 의해 대량 생산되고 다른 나라의 언어와 병용되던 시기인 만큼 이때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와 관련해 ‘19세기 말 최초의 한영자전 간행과 에디토리얼 디자인’ ‘활판인쇄에 의한 한불자전의 간행과 타이포그래피’ 등의 논문을 일본과 한국 학회에서 발표했다.

그는 1992년 목원대 디자인과를 나와 도쿄학예대(석사) 규슈예술공과대(박사)를 거치며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변화를 연구해 왔다. 그는 “한글 타이포그래피는 훈민정음의 구성 원리와 조형미를 접목해 상당히 발전했다”며 “이제는 그 수준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울리는지 점검하고 개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허 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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