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이 달라졌나?
왜구의 성격에 대해 일본 측은 “제주도 출신의 해민(海民)도 왜구와 비슷한 약탈행위를 했으며, 왜구는 단순한 해적이 아니라 바다를 이용하는 상인”(‘왜구와 동아시아’)이라고 밝혔으나 한국은 “왜구는 조선과 가까운 쓰시마, 이키, 마쓰우라 등 섬을 거점으로 북규슈 지역에 근거를 둔 일본인 해적단”(‘고려를 침공한 왜구’)이라고 집필했다.
또한 조공 책봉 체제에 대해 일본 측은 “일본이 당에 조공을 했지만 별도로 소책봉 체제를 구축한 후 신라와 발해를 오랑캐 나라로 간주하고 조공을 받으려고 했다”(왜국에서 일본으로)고 썼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조공 책봉만을 인정하고 이를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편집위원 최현삼(중앙고) 교사는 “논란이 된 대목의 경우 각자 논리적인 근거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주제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다루다 보니 전체적으로 중요한 쟁점은 피하려 했다는 학계의 평가도 있다.
○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첫 단추
기존의 한일 공동 교과서로는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 연구자들이 3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미래를 여는 역사’ 등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고대사에서 근세까지 통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에서는 8월 말에 발간된다. 양국 모두 정식 교과서가 아닌 참고용 부교재로 사용될 예정이다. 박중현 한국역사교류회 회장은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자료이자 세계사 교과서에 일본사가 4, 5쪽에 불과한 우리에게도 균형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판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한국사) 고려대 교수는 “공동으로 역사 교육을 변화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며 이런 민간의 노력이 쌓이다 보면 역사 왜곡 문제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모임은 조만간 근현대사 부분을 담은 교과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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