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신비의 땅 잉카 여행기…‘한여름 밤의 꿈, 잉카’

  • 입력 2006년 8월 12일 03시 01분


◇ 한여름 밤의 꿈, 잉카/김동완 등 지음/240쪽·1만3000원·지성사

‘머리가 먹먹하고 뭔지 모를 답답함. 잉카문명의 혼이 옷자락으로 공기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3년 8월 16명의 젊은이가 잉카를 찾아 남미로 떠났다.

고대 문명과의 조우를 꿈꾼 그들에게 다가온 잉카의 첫인상은 ‘먹먹하고 답답함’이었다. 낯선 만남은 여행 내내 이어진다.

해발 3000m가 넘는 쿠스코의 고산병을 코카차로 달래고, 신체포기각서를 쓰고서야 마추픽추에 올라 소원을 빌고, 잉카맥주 한잔으로 여행의 고단함을 달래고, 노예들의 슬픈 삶이 어린 브라질의 전통 춤을 추며 슬픈 역사를 돌아보고…. 책에는 이들이 여행길 길목마다 마주친 역사, 노래, 음식, 그리고 ‘시선’이 담겨 있다.

이 책이 가진 미덕은 자신들의 여행을 충실히 기록했다는 점이다. 여행을 통해 느꼈던 감정을 ‘배설’하기보다는 물가, 교통수단, 음식, 여행 때 주의사항 등을 꼼꼼하게 담아내는 데 노력했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는 여행기처럼 멋들어지게 감정을 포장하는 세련됨은 없지만 오히려 그 투박하고 신선함에 끌려들어간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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