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숨겨진 독립운동 재조명한다

  • 입력 2006년 8월 14일 16시 48분


충남 천안시 목천면 독립기념관은 그동안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독립운동을 재평가하는 자리를 잇달아 마련했다.

독립기념관은 15일부터 9월말까지 제7전시관에서 '아나키스트들의 항일투쟁-조국을 강탈한 적의 심정을 겨냥하라'는 특별기획전을 열고 아니키스트들의 독립운동을 집중 조명한다.

기획전에는 일본에서 활약한 대표적 아나키스트인 박열이 일본에서 발간한 잡지 '신조선' 창간호와 신채호가 대만에서 체포됐을 때의 취조 내용이 실린 대만일일신문 기사 등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중요한 자료들이 전시된다.

독립기념관 측은 그동안 무질서한 혼란상태를 조장하는 폭력주의자로 비춰졌던 아니키스트들의 독립운동에 정당한 평가를 찾아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임시정부를 연구하는 성신여대 이현희(사학) 명예교수는 "그동안 아나키스트에 대해서는 독립운동사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봤으나 그들의 운동성과가 발굴되면서 독립운동의 한 방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1일에는 백범기념관 대회의장에서 '유럽지역에서의 아시아 식민지 해방운동'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의 홍선표 연구원은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한국인 노동자 및 학생으로 구성된 한인단체가 독립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원에 따르면 1920년대 프랑스와 독일에서 재법한국민회(프랑스)와 유덕고려학우회(독일) 두 단체가 설립되어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 단체의 구성원 대다수는 저임금의 노동자와 고학생으로 어려운 처지였지만 독립활동 자금을 모아 상하이(上海)임시정부를 지원하고 기근을 당한 국내의 구휼활동에도 성금을 보내는 등(본보 1925년 5월 25일자 보도) 해외로부터의 지원사격을 담당했다.

유덕고려학우회의 경우 1923년 10월 베를린에서 재독한인대회를 열고 관동대지진에서 있었던 일제의 만행을 선전하고 규탄하는 선전문을 돌려 독일 내의 여론을 환기시켰다.

특히 이 단체의 이극로, 이미륵 등은 1927년 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피압박민족대회에 태극기를 앞세우고 한국대표로 참가해 '한국문제'라는 영문소책자를 돌리며 적극적으로 항일선전운동에 나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유성운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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