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뜨고 ‘인문사회’ 지고…2000년이후 밀리언셀러

  • 입력 2006년 8월 16일 03시 01분


‘책을 통해 자신을 계발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2000년 이후 밀리언셀러 목록에 오른 40종을 분석한 결과 도서 시장의 대세는 자기계발서였다.

영어학습서인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사회평론·200만 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300만 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진명출판사·200만 부),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위즈덤하우스·130만 부), ‘화’(명진출판·100만 부), ‘설득의 심리학’(21세기북스·100만 부),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한스미디어·100만 부), ‘마시멜로 이야기’(한국경제신문·100만 부) 등 8종의 자기 계발서가 밀리언셀러 목록에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책이 새로운 밀리언셀러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인문사회서적은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웅진닷컴·130만 부)를 포함해 3종에 불과 했다.

방송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든 ‘스펀지’(동아일보사·90만 부)나 ‘TV동화 행복한 세상’(샘터사·200만 부)이 많이 팔리는 것도 최근 두드러진 추세. 인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널리 알려진 ‘모모’(비룡소·100만 부)는 드라마 덕을 톡톡히 본 경우다.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서 소개됐던 책들은 ‘봉순이 언니’(푸른숲·150만 부)를 비롯한 7종이 밀리언셀러 목록에 올랐다.

영화로 제작된 ‘반지의 제왕’(황금가지·180만 부)도 영화 못지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과거 밀리언셀러의 단골메뉴였던 소설은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베텔스만코리아·330만 부), 최인호의 ‘상도’(여백·300만 부)를 비롯한 9종이 밀리언셀러에 들었다. 그러나 ‘다빈치 코드’를 제외한 대부분이 2000년 초반에 판매된 것으로 소설의 강세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조사를 담당했던 이 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신자유주의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자기 능력을 계발하는 책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며 “이번 조사에서 인문사회 서적의 부진은 우리 사회가 독서를 통한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라고 우려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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