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디 30년만에 ‘콜미’…멘데스 65세 삼바보이

  • 입력 2006년 8월 23일 03시 00분


미국 뉴욕 출신의 밴드 ‘블론디’와 브라질 출신 뮤지션 세르지우 멘데스가 9월 13일과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과 연세대 대강당에서 각각 내한공연을 한다.

데뷔한 지 30∼40년이 됐지만 이들의 무대에는 중장년층 공연 이상의 무엇이 있다. 블론디의 히트곡은 후배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하고 있으며 멘데스는 지난해 30년 차이 나는 후배 힙합 뮤지션 윌 아이 앰과 함께 앨범 ‘타임리스’를 발표했다. ‘블론디’와 멘데스를 e메일 인터뷰했다.

○블론디 “이름 걸고 마지막 투어”

“한국 공연은 블론디의 마지막 투어라고 말하고 싶네요. 지난해 영국에서 한 공연이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올해 3월 블론디가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영예를 바탕으로 멤버들 모두 ‘길의 끝에서 쉬기 전 마지막 공연을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죠.”(데버러 해리·여성 보컬)

1976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블론디는 ‘콜 미’ ‘더 타이드 이즈 하이’ 등 당시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고고장’의 단골 백뮤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들은 1982년 그룹 해체를 선언했지만 1999년 17년 만의 새 앨범 ‘노 엑시트’로 컴백했다. 원년 멤버인 여성 보컬 데버러 해리, 기타리스트 크리스 스타인, 그리고 드러머 클렘 버크가 현재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

“희귀한 유전병에 걸려 10여 년간 투병 생활을 했죠. 다 낫긴 했지만 아직도 재발의 두려움을 안고 산답니다.”(크리스 스타인·기타)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하트 오브 글래스’ ‘랩처’ 등 중년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 히트곡부터 ‘마리아’ 등 최근 곡까지 노래할 예정이다. 그룹의 홍일점 데버러 해리의 말은 슬프게 들렸다.

“우리의 히트곡이 아직도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이제 블론디로서의 활동은 추억으로 묻어야 할 시간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한국 공연은 우리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멘데스 “내 정신연령 17세”

“인생은 60부터라고요? 내 정신 연령은 25세, 아니 17세란 말이오. 내 히트곡 ‘마스 퀘 나다’에 뒤집어지는 젊은 친구들을 보세요.”

1941년생 노장가수는 첫마디부터 화끈했다.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빔, 주앙 지우베르투 등과 함께 브라질 음악의 대명사로 알려진 세르지우 멘데스. 그는 지난해 힙합과 보사노바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든 앨범 ‘타임리스’를 발표하면서 회춘의 길을 걷고 있다. 이 앨범의 성공으로 이 ‘젊은 오빠’는 음악 인생 40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하게 됐다.

“7월 유럽 투어 중 마지막 영국 런던 공연에서 3000명의 관객이 한데 어우러져 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데 어찌나 감격스러운지… 이젠 한국 차례입니다. 신세대 힙합과 브라질 삼바의 결합에 허리를 흔들 준비 하세요.”

이번 공연에서 그는 40년 전 그룹 ‘브라질66’ 시절의 보사노바 음악부터 ‘타임리스’ 앨범 수록곡까지 다양한 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나는 패럴, 저스틴 팀버레이크, 인디아 아리 같은 젊은 뮤지션들의 열렬한 팬이지요. 마치 열아홉, 열세 살 난 우리 아들들처럼…. 이참에 아예 커다란 티셔츠에 포대 자루 같은 큰 바지 입고 공연할까 봐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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