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이 누구인가. 2003년과 2004년 꿈의 무대인 국수전 도전기에서 ‘천하의’ 이창호 9단을 연거푸 꺾으며 한국바둑계의 새 장을 열어젖혔던 기사다. 작년에도 이 9단과 도전5국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던 그였다. 그렇기에 최철한 9단의 국수전 하차는 이변 이상의 그 어떤 허전함과 적막함을 안긴다.
요즘은 흑13, ‘가’가 아닌 이렇게 한 칸 높게 전개하는 것이 유행이다. ‘두터움’을 중시하는 현대바둑이 낳은 발상으로 다음 ‘나’로 다가설 때의 고저(高低)를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 차분히 좌상귀를 지켜둔 백14도 눈여겨 볼 만하다. 포석이론을 따르자면 참고도처럼 우하귀에 먼저 걸어야겠지만 이것은 백○가 저위라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떨어지는 데다 흑2·4를 당하면 좌상귀가 답답해진다.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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