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탄다 싶을땐 가곡여행… ‘한국가곡 대축제’ 금호아트홀

  • 입력 2006년 8월 30일 03시 04분


9월 7일부터 11월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금호아트홀에서는 한국가곡대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6월에 열렸던 ‘한국 가곡의 밤’. 사진 제공 한국가곡문화예술협회
9월 7일부터 11월 16일까지 매주 목요일 금호아트홀에서는 한국가곡대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6월에 열렸던 ‘한국 가곡의 밤’. 사진 제공 한국가곡문화예술협회
가을, 매주 목요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있는 금호아트홀에서는 우리 가곡을 향한 창이 열린다.

9월 7일부터 11월 16일까지 10주간 열리는 ‘제3회 한국가곡대축제’에서는 한국가곡사 80여 년을 대표하는 애창가곡과 신작가곡 200여 곡이 불려진다. 김순남의 ‘탱자’ 등 유명 작곡가의 묻혀 있던 예술가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다. 30, 40대 작곡가들의 신곡도 선보인다. 대축제답게 피아노 반주뿐 아니라 목관 5중주, 피아노 트리오, 실내악 등의 반주도 곁들여진다.

‘한국가곡대축제’는 가곡에 대한 관심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2004년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참여해 가곡 붐을 다시 불러일으키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이 음악회에 자극받은 작곡가, 시인, 성악가들이 모여 지난해 11월 11일 ‘우리 가곡의 날’을 제정하기도 했다.

가곡 ‘가고파’ ‘봄이 오면’의 작곡가 김동진(93) 선생은 한국가곡대축제 기자간담회장에서 “요즘도 집에서 가곡을 많이 작곡한다”며 “죽기 전에 곡을 받고 싶어 하는 시인들의 요청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형형한 눈빛이었다.

바리톤 오현명(82) 씨는 “예전에 독일 교환교수로 간 적이 있는데, 학창시절부터 독일 리트(가곡)에 심취했던 나에게 리트를 배우겠다는 학생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외국 가곡을 부르려면 언어와 정서를 완전히 이해해야 하는데, 리트만 평생 불러온 독일 성악가 피셔 디스카우처럼 나도 우리 가곡 부르기에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우렁찬 목소리로 가곡 독창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6월 독일 함부르크 등 유럽 4개 도시 순회공연을 벌인 테너 김진원(68) 씨도 우리 가곡과 민요만으로 독창회를 열어 현지인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한국의 가곡은 서양음계와 작곡법을 이용해 작곡하지만 우리 민요 등에서 영향을 받은 가락과 정서가 담겨 있어 세계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만∼5만 원. 02-3487-2021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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