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 신문-24시간 라디오 만들려 했다

  • 입력 2006년 8월 3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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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가 내년에 ‘정책신문’을 발행하고 라디오방송을 운영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기획예산처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류한 것으로 29일 밝혀졌다.

이 계획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월 국정홍보 회의에서 ‘정책신문을 창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추진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 정종복 의원이 이날 공개한 ‘국정홍보처 중기사업계획서(2006∼2010)’에 따르면 국정홍보처는 내년부터 매주 2차례 24면짜리 타블로이드판 신문 30만 부를 발행해 일반인에게 배포할 계획이었다.

또 매일 24시간 전국을 대상으로 30개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라디오방송을 운영하는 계획도 세웠다.

국정홍보처는 2월 작성한 이 계획서에서 정책신문 사업 목적을 “각 부처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보도와 심층 해설 보도로 정책 의제를 주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신문 보도 내용으로는 “주요 정책에 대한 해설과 현안 이슈 등 정책 의제를 주도하는 기사 위주로 신문에 수록하겠다”고 했다.

국정홍보처는 두 사업에 들어갈 예산이 각각 100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정홍보처는 정책신문 발행에 내년 예산으로 80억 원을 요청한 뒤 2010년까지 매년 3%씩 늘리고, 라디오 운영에는 내년 예산으로 108억3000만 원을 요청한 뒤 연평균 7.4%씩 늘려 2010년에는 134억 원의 예산을 요청한다는 계획이었다.

정책신문 발행을 위해 13명, 라디오 운영을 위해 프로듀서 30명과 기자 10명 등 모두 98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 계획도 담겨 있다. 라디오는 진행자의 경우 매회 25만 원, 출연자와 작가는 매회 15만 원을 지출하는 등 구체적인 지출 예상 예산 명세도 산출했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총리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홍보 강화 방안으로 사업을 지시했다”며 “홍보처가 기획예산처와 협의한 결과 지나치게 예산이 많이 들어 사업 현실성이 없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1989년 주간 ‘국정뉴스’를 창간한 데 이어 2003년 9월부터 정보화시대에 전자홍보기능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인터넷 ‘국정브리핑’을 시작했다.

정 의원은 “국정홍보처가 국민의 시각이 아닌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코드에 맞춰 전방위 홍보를 하려다 보니 200억 원 상당의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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