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북카페의 그대, 단풍보다 아름다워

  • 입력 2006년 9월 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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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좋은 가을, 아늑한 북카페를 찾아 독서삼매경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 북카페 ‘내서재’에서 독서 중인 이정미 씨. 원대연 기자
책 읽기 좋은 가을, 아늑한 북카페를 찾아 독서삼매경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 북카페 ‘내서재’에서 독서 중인 이정미 씨. 원대연 기자
홍익대 앞의 ‘작업실’은 테이블에 앉아서 책을 고를 수 있는 북카페다. 사진 제공 작업실
홍익대 앞의 ‘작업실’은 테이블에 앉아서 책을 고를 수 있는 북카페다. 사진 제공 작업실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의 ‘살롱 드 떼’는 유럽풍의 라이브러리 티하우스다. 사진 제공 롯데호텔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의 ‘살롱 드 떼’는 유럽풍의 라이브러리 티하우스다. 사진 제공 롯데호텔
메트로폴리탄 음식점인 ‘비스트로 디’의 1층에는 푸드 전문 북카페인 ‘쿡 북 라이브러리’가 있다. 사진제공비스트로디
메트로폴리탄 음식점인 ‘비스트로 디’의 1층에는 푸드 전문 북카페인 ‘쿡 북 라이브러리’가 있다. 사진제공비스트로디
《직장생활 9년차인 홍보대행사 프레인의 이정미(31) 팀장. 자신의 책장에 꽂힌 책 중 3분의 2가 실용서이거나 영어 관련 학습서란 사실을 발견하고 서글퍼졌다. 대학에 다닐 땐 인문사회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적어도 한 달에 5, 6권은 읽었는데…. ‘9월에는 지적인 멋쟁이가 되자.’ 그는 매주 주말에 혼자 북카페를 찾아 조용히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가족과 친구의 유혹에서 벗어나 마음의 양식을 얻는 데는 북카페가 제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씨처럼 올가을 독서로 지적 충만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가볼 만한 서울의 북카페를 알아봤다.》

○ 혼자 가기 좋은 곳

종로구 삼청동 길에 있는 북카페 ‘내서재(www.mybookcafe.co.kr)’. 예쁜 노란색 간판과 초록색 문이 눈길을 끄는 이곳은 이 씨처럼 혼자서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장소다.

작은 공간이지만 책장 바로 앞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여러 개 있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책에 몰입할 수 있다. 대학 도서관의 열람실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테이블도 있다.

카페 주인 정은주 씨는 “직장생활을 할 때 혼자 북카페를 돌아다니는 게 취미여서 카페를 꾸밀 때도 혼자 오는 손님들을 배려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정 씨에 따르면 혼자 카페를 찾는 손님 중에서도 독서 자체가 목적인 사람은 책장 앞자리를, 공부를 하는 사람은 테이블을 선호한다고 한다.

초록색 책장과 은은한 조명이 아늑한 내서재에는 2500여 권의 인문사회 교양서와 문학 서적이 있다. 지나치게 학술적이거나 오래된 책은 피한다는 게 운영 원칙이다.

홍익대 앞의 ‘작업실(club.cyworld.com/jakupsil)’도 혼자 가기 좋은 북카페다. 책꽂이가 테이블에서 손을 뻗으면 닿는 위치에 있으며 천장은 다락방 느낌이 들도록 낮게 만들었다.

이곳엔 밖을 바라보며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창가에 여러 개 있다. 책은 소설, 시, 기행문, 에세이, 실용서 등을 중심으로 1500권 정도 있으며 방송작가와 만화가들이 자주 찾는다.

음료는 물론이고 간단한 브런치와 맥주, 와인도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 분위기가 독특한 곳

럭셔리 분위기를 원한다면 호텔에 있는 북카페를 찾아보자.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14층의 ‘살롱 드 떼(www.lottehotel.co.kr)’는 유럽풍의 라이브러리 티 하우스. 이곳에선 33가지의 홍차와 허브티를 맛볼 수 있고, 건축 인테리어 여행 도자기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2600여 권의 책을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전문서적이며 원서가 많다.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30, 40대 전문직 종사자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자주 들른다고 한다.

이화여대 후문의 ‘프린스턴 스퀘어(www.princetonsquare.co.kr)’는 미국 프린스턴대의 분위기를 재현해 낸 북카페.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2000여 권의 인문사회과학 서적과 만날 수 있다. 외국 대학의 깃발과 각종 장식품을 구경할 수도 있다.

가을 햇살 속에서 책을 읽고 싶다면 야외 테라스가 있는 종로구 삼청동 길 초입의 ‘진선북카페(02-723-5977)’, 피로를 풀며 독서를 즐기고 싶다면 족욕을 할 수 있는 마포구 동교동의 ‘잔디와 소나무(www.janso.com)’가 가볼 만한 북카페다.

○ 전문서적이 있는 곳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스타일의 음식점 ‘비스트로 디(02-3443-1009)’는 1층을 ‘쿡 북 라이브러리’라는 푸드 전문 북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1500여 권의 책 중 90%가 푸드 서적이고 나머지는 여행, 미술, 인테리어 관련 책이다. 전체 책의 3분의 1을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에서 구입했다.

인테리어는 통유리와 사다리가 달린 높은 책장을 이용해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커피 와인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을 맛볼 수 있다.

종로구 혜화동의 ‘시가 있는 풍경(www.penart.co.kr/cafe.htm)’은 문학 전문 북카페. 2만여 권의 소설과 시집이 있다. 김소월 시집 초판본, 백석의 시집 ‘사슴’ 초판본, 스페인의 천재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화집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작가를 초빙해 독자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이 카페의 자랑거리. 2일엔 민용태 시인, 22일엔 김초혜 시인이 카페를 방문해 독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화여대 후문 맞은편에 있는 ‘그림책 정원 초방(www.chobang.com)’은 가족과 함께 가는 북카페다. 2000여 권의 어린이 그림책이 있어 미취학 어린이와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자녀로 둔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찾는 경우가 많다. 카페 안의 작은 갤러리에선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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