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국악인들, 세계 11개국 아티스트와 어우러져 축제 한마당

  • 입력 2006년 9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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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판소리를 보존하고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열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제5회를 맞은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세계적인 월드뮤직 페스티벌인 ‘WOMAD’와 공동으로 한국의 소리와 월드뮤직이 교류하는 ‘SORI-WOMAD 페스티벌’로 펼쳐진다. 사진 제공 전주세계소리축제
한국의 판소리를 보존하고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열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제5회를 맞은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세계적인 월드뮤직 페스티벌인 ‘WOMAD’와 공동으로 한국의 소리와 월드뮤직이 교류하는 ‘SORI-WOMAD 페스티벌’로 펼쳐진다. 사진 제공 전주세계소리축제
한국 채상소고춤의 명인 김운태 씨(1), 인도의 고대 현악기 ‘사로드’를 연주하는 암자르 알리 칸(2), 일본의 사찰북 ‘다이코’를 연주하는 조지 히로타(3), 코트디부아르의 전통 가면춤을 선보이는 옐렘바 다비잔(4), 호주의 전통 민속악단 다라왈 드리밍(5).
한국 채상소고춤의 명인 김운태 씨(1), 인도의 고대 현악기 ‘사로드’를 연주하는 암자르 알리 칸(2), 일본의 사찰북 ‘다이코’를 연주하는 조지 히로타(3), 코트디부아르의 전통 가면춤을 선보이는 옐렘바 다비잔(4), 호주의 전통 민속악단 다라왈 드리밍(5).

“소리하는 사람들이 박물관에 가만히 앉아 있는 문화재가 돼선 안 되지요. 국내든 해외든 들어주는 사람을 찾아가고, 그 사람들이 감동받고 행복하다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죠.”

명창 안숙선(사진) 씨는 7월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린 세계적인 월드뮤직 페스티벌 ‘WOMAD(World of Music, Arts & Dance)’에 다녀왔다. 1년에 몇 차례씩 해외 음악인들과 협연하는 그는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만으로 세계인들을 감동으로 몰아넣는 소리꾼이다.

16∼24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5회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안숙선·예술감독 곽병창)는 한국 판소리의 원형을 재현하면서도 판소리를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월드뮤직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축제로 펼쳐진다.

특히 이번 축제는 처음으로 월드뮤직 축제인 ‘WOMAD’와 손잡고 ‘소리-워매드(SORI-WOMAD) 페스티벌’을 연다. 1982년 영국에서 시작된 WOMAD는 지금까지 세계 24개국에서 150여 회 공연을 펼치면서 각국 민속음악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축제로 자리 잡아 왔다.

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벌어지는 축제장 전나무 숲 속에는 100여 동의 ‘세·중·굿 소리캠프’ 텐트촌이 마련된다.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음악캠프 페스티벌을 국악축제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함께 캠핑을 하면서 우리 장단과 판소리, 추임새, 춤동작 등을 전문 강사와 함께 체험할 수 있다.

메인 공연은 판소리 무대. 판소리 다섯 마당을 전승 바디(유파)별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됐다. 올해는 다섯 가지 바디로 전해지는 판소리 ‘흥부가’가 5일 연속 공연될 예정. 작고한 명인을 집중 조명하는 ‘한국이 낳은 위대한 소리’ 첫 순서로 만정 김소희(1917∼1995) 명창 관련 전시와 공연도 열린다.

올해 축제의 대미는 해외 11개국에서 온 월드뮤직 아티스트와 국악인들이 함께 협연하는 ‘소리-워매드 페스티벌’(22∼24일)이 장식한다. 안숙선 씨는 티베트의 융첸라모, 남아공의 마호텔라 퀸스, 카메룬의 코모 음바시 등 세계적인 보컬리스트들과 함께 ‘여성의 목소리’ 공연을 펼친다.

채상소고춤의 명인 김운태 씨와 타악주자 최소리 씨가 옐렘바 다비잔(코트디부아르), 조지 히로타(일본) 등과 함께 펼치는 즉흥타악 잼 공연 ‘드럼 컬렉티브’를 비롯해 해금 주자 강은일 씨가 은팔리 쿠야테(기니), 암자드 알리 칸(인도) 등과 현악기를 협연하는 ‘스트링 워크숍’도 열린다.

안 씨는 “예전에 유럽 재즈 그룹 ‘레드선’의 반주에 맞춰 판소리 ‘수궁가’를 불렀고 이를 ‘토끼 이야기’라는 음반으로 낸 적이 있다”며 “그때 색소폰 연주자가 판소리를 잘 연주하는 것을 보고 세계의 음악은 다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곽병창 예술감독은 “포르투갈의 파두, 아르헨티나의 탱고, 아프리카의 재즈 등 월드뮤직으로 발전한 민속음악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현대화에 성공했다”며 “한국의 판소리도 월드뮤직이 될 수 있는 만큼 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진 ‘워매드’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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